빗소리, 바람소리... 가슴에 구멍이 난다

by Chong Sook Lee

비가 울고

바람이 울고

세상이 우는 소리에

잠을 깬다


지나가는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고

같이 가자고 한다

바람의 가슴속에

비의 마음속에

슬픔이 고여

통곡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아픔이

구름이 되어

모이고 흩어지고

강물이 되어 흘러

바다로 가서

파도를 치며

우는 소리가 들린다


깜깜한 밤에

보이는 한 줄기 빛이

하루를 살게 하고

잠시 다녀가는

맑은 하늘이

숨을 쉬게 하는 삶


가야 하는데

잡지 못하고

와야 하는데 오지 못하는

마음들이 방황하고

가기 싫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어제 나는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고

누구를 사랑했는지

기억의 저편에서

살며시 고개 들며

고백하는 이른 새벽에

허허로운 마음에 비가 내린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