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보름달

by Chong Sook Lee


둥근 보름달이
마가목 나무 위에
다소곳이 앉아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살며시 웃으며 다가온다


밝은 보름달 속에
인생이 들어있어
달을 보면
만나지 못하는
그리운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인다

빨간 마가목 나무열매가
겨울을 준비하며
익어가고
떨어지고 싶지 않은
나뭇이파리들이
소곤대는 밤에
지나간 날들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희망을 가지고
마음껏 커지다가
욕심을 내려놓고
미련 없이 작아지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위로를 받고
소원을 빌며
살아가는 마음들

어두운 밤길을 밝혀주고
사랑을 약속하고
그리운 이들을
떠오르게 하며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보름달이
나무에 걸터앉아
힘든 마음을
털어놓고 가라고 한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보름달을
가슴에 안고
지난날들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위로받고 위로하며
어깨를 감싸는 밤
청아한 달빛이
세상에 퍼진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