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는지
누가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는지
바람은 왜 불어오는지
구름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간다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후회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듯이
계절도 여전히
같은 일을
반복하며 오고 간다
살아가는 길은
죽으러 가는 길인데
살려고 발버둥 치며
생로병사의
비밀을 모르기에
슬퍼하며 안타까워하고
차례와 순서를
기다리고 맞는다
이번에는 네 차례
다음에는 내 차례
오는 순서
가는 순서
그 누가 알랴마는
한번 오면
누구나 반드시 가는 것
너무 슬퍼하고
아파하면 상하는 육신
오고 가는 계절 속에
나뭇잎이 떨어지고
비바람이 오는 것처럼
변하고
퇴색하며 사라지는 것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던
수많은 것들이
소리 없이 사라진다
추억도
기억도 어디론가
가버리고
어제의 일조차
망각하는 사람들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가는지
바람이 불면
춤을 추는 나무
밀려오고 밀려가며
파도와 함께
넘실거리는 바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 따라
내게 온 것들을
조용히 끌어안으며
선택 아닌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이
맞고 보내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