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오고 가는 계절

by Chong Sook Lee


가지 않을 것 같은
뜨거운 여름은 가고
소리 없이
찾아온 가을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우리와 오래도록
함께 할 줄 알았는데
가을이 갔다

유난히
길고 따뜻했던 가을
겨울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겨울이 와서
거리를 활보하고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고
분주하게 움직이며
겨울을 맞이한다

세월은
인간을 변하게 하고
생각과
기억을 변화시키며
어제의 모습이 아닌
오늘의
새로운 모습을 만든다

돌고 도는 계절처럼
인간은
세월 따라
젊음의 옷을 벗고
서서히 늙어가며
달라진 모습을
숨기지 못하고
끌어안고 살아간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가을의
모습이 없어지고
언제나
겨울이었던 것처럼
세월에 적응하고
새로운 날들을
서슴없이 받아들인다

나뭇잎을
털어버린 나무들이
벌거벗고 서서
세상을 보고
낙엽들은
군데군데 모여 앉아
바람이 불 때마다
들썩거리고
웅성대며
겨울을 포옹한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