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온다고
너도 나도
마음이 들떠서
괜히
덩달아 술렁이는 시간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오는 새해를 준비한다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은
못다 한 일을
정리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작심을 한다
귀한 물건을
곱게 포장하고
손 편지로
소중한 사람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시대가 가고
필요한 물건을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주고받는 시대에 산다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는 것도 시간 낭비
물건보다
각자의 취향에 맞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선물 카드를
선호하는 시대에
선물도
포장도 겉치레에 불과하다
우표가 필요 없고
우체국에 갈 일도 없고
택배회사에 주문하고
운반되는 물건을
문 앞에서 받는 세상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그리움을 적으며
만남을 기약하는 시대는
구시대가 되었다
짧고
빠르고 간단하게
할 말을 전하고
전화 통화는
개인의 시간을 빼앗고
방해하는 수단이 되어
이해할 수 없는
짧은 메시지로
서로를 표현하는 시대에
정이라는 것은
사라진 지 오래다
상대를 배려하며
자신의 삶을 보호한다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지 오래
혼밥과 혼술에
혼자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시대에
인간관계는
오직
온라인에서만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