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물건은... 보이지 않으면 잊힌다

by Chong Sook Lee


필요할 때
찾기 쉽게
잘 두었던 물건을
찾으려고 하면
어디에 두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온 집안을 뒤지고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한번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은 참으로 묘하여
얽히고설켜서
다른 것으로
기억을 데려다 놓는다

아무런
연관이 없는 물건을
같이 놓고
집안을 뒤집으며
찾아도 결국
몇 년을 못 찾고
체념을 하고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엉뚱한 곳에서 나왔던
기억이 난다

어제는
물건하나를 찾다가
하루를 다 보내고
못 찾고 그냥 잠이 들었다
아침부터
다시 찾으려고
사방천지를 다 뒤져도
보이지 않던 물건이
엉뚱하게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서
가지런히 누워있어 찾았다

분명
어떤 생각으로
그곳에 집어넣었을 텐데
집어넣을 때의
기억은 없어지고
먼저 두었던 장소만
기억이 나서
엉뚱한 곳을 찾으니
찾는 물건이 나올 리 없다

기억창고에
한번 들어가면
없어지지는 않지만
앞뒤가 바뀌어
혼동하게 되고
가지고 있는 것과
버린 것을 착각하게
되어 엉뚱하게
없는 물건을 찾느라
고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코앞에다 두고
멀리 안 보이는 곳에
둔 것만 기억하는 두뇌
사람이나
물건이나
보이지 않는 것들은
기억에서 멀어지고
멀어진 기억은
희미해져 가는 것이다

언젠가
만날 것 같아
마음으로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언젠가 쓸 것 같아
잘 모셔둔 물건들이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른 뒤에는
서서히
기억에서 사라져 간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