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3월인데
눈꽃이 피는 이곳
하얀 눈이 내린
숲 속의 오솔길은
겨울옷을 입고 있다
세상은 어수선한데
겨울은
봄이 오는 길을 막아
하얀 눈이 덮인 이곳
지난밤에 지나간
산짐승의
발자국이 보인다
세상의 아우성은
아랑곳없는 이곳
하얗게 쌓인
눈을 밟으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눈길을 따라 걷는다
계곡이 깊은 이곳은
높고 낮은 곳에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꼬부랑 길이 많이 있다
가다 보면 만나고
만나고 돌아서면
다른 길이 나오고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시 만나는 오솔길
걸을수록
새롭고 정겨운 숲 속에는
봄꽃 대신에 눈꽃이 만발
겨울이 가지 않아도
봄이 오지 않아도
숲 속의 오솔길은
세상의 소음을 초월하고
평화의 소리가 가득하다
다람쥐가 나무를
바쁘게 오르내리고
새들은 봄소식을 전하고
하늘은 맑고 푸르른
눈꽃 핀 숲 속은
그야말로 지상천국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히는
찬란한 오후가
동행하며 사랑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