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녹기 시작한
계곡물이 힘차게 흐른다
어딘가
급히 갈 곳이 있는 것처럼
바쁘게 앞으로 가고
하루가 다르게
녹아내리는 얼음이
속살을 드러내며
봄소식을 전한다
마른풀들 사이로
겨울 동안 쌓여있던
그리움을 가득 안고
물길을 따라 흐르며
물 위에 보이는 하늘이
파랗게 보여
하늘과 계곡이 손을 잡고
봄을 맞는 것 같다
봄비가 와야 할 시간에
봄눈이 와서
숲 속은
아직 겨울을 벗지 못해도
시원하게 흐르는
씩씩한 계곡물을 보면
어느새
마음은 들판으로 간다
보이지 않는 봄이지만
파란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는
새들의 날개에
봄이 있고
녹아내리는 물가에
푸르른 풀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그리움이 떠오르고
살며시
지나가는 부드러운 바람이
사랑을 속삭이는 아침
아무도 걷지 않은
숲 속의 오솔길에
간밤에 이 길을 지나간
토끼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이고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눈부신 태양이
오늘을 살게 한다
내게 있는 것은
오직 오늘 지금 이 순간
어제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내일은
설렘으로 기다리며
겨울이 가져다주는
향기로운 봄소식에
기쁨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