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길을 잃고 헤매던 나

by Chong Sook Lee
장미는 여전히 아름답다. (사진:이종숙)



교회 부흥회를 하고 커다란 축제가 열린 곳이었습니다. 노래로 찬양하기 위해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있고, 화려한 불빛이 세상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줄이 길게 늘어져 제공되는 식사를 받기 위해 사람들은 줄을 서 있었습니다. 남편과 나도 그 줄에 서서 기다리다가 밥 한 그릇과 라면 하나 그리고 김 한 개를 받아서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했지요. 하얀 밥에 김을 반찬으로 먹고 있었는데 다른 반찬은 하나도 없어서 목이 말랐지요.


아무래도 라면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라면을 보니 물이 너무 적어서 라면이 한쪽만 물에 잠겨 있었어요. 그래서 라면 그릇을 들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부엌으로 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나를 막 환영을 하는 거예요.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춤을 추며 나에게 박수를 쳐주며 환영을 하더니 갑자가 태도를 바꾸며 부엌으로 들어가서는 아는 체도 안 하는 거예요. 나는 어리둥절해서 부엌으로 들어가 물을 찾아보니 한쪽에서 물이 펄펄 끓고 있었어요.


물이 당장 필요해서 맨손으로 그 뜨거운 물을 라면에 부어서 가지고 내 자리를 향해 걸어갔어요.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고 왔다 갔다 하며 내 곁을 지나가는데 아는 사람들이었는데 다들 모른척하고 가버려 나는 자리로 들어와서 앉았지요. 그런데 옆에 어떤 여자가 앉아서 귓속말로 남의 욕을 하며 내 생각을 물어보는 거예요. 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고 라면 그릇을 열어보니 국물만 잔뜩 있고 라면은 하나도 없었어요. 누군가가 다 먹고 옆에 놔둔 거였어요.



들꽃이 활짝 피어 바람에 흔들립니다. (사진:이종숙)



부엌이 너무 멀지만 다시 걸어가는데 문이 있어서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옛날에 가 보았던 낯이 익은 길이라서 자꾸 따라갔어요. 나는 길을 잃고 집에 못 갈까 봐 간판이나 길의 모습을 잘 보고 한참을 걸었어요. 걷다 보니 아는 곳에 아이들 옷 파는 곳도 있고 그릇이나 여러 가지 물건도 파는 시장으로 들어섰어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길을 잘못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돌아다보았더니 전혀 모르는 곳에 와 있었어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교회를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고 전혀 알 수 없는 곳에서 헤매기만 했어요.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어요. 거리는 어두워지고 가는 길을 찾을 수 없고 모르는 사람들이 길을 막아서 어떤 사람 옆으로 걸어가며 그 사람을 살짝 밀었어요. 그랬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내며 자기 리어카에 달려가서 양파인지 감자를 나에게 막 던져서 간신히 피하여 도망쳤어요.


그 사람을 피해서 걸어가 보니 산꼭대기에 다 달았어요. 아래로는 낭떠러지로 가파른 절벽이고 숲이 우거졌어요. 하늘은 까맣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먼 곳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곳으로 다시 돌아서 나오니 골목길에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어떤 사람들은 장사를 하는 시장 골목이었어요. 앞에는 수백 개의 계단이 있어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벌벌 떨며 오르고 있는데 그곳에서 친구하고 걸어가는 큰아들을 만났습니다.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주소를 가르쳐주어 집으로 가는데 가도 가도 생전 못 보던 길이라서 두려워하며 집을 찾아 헤매며 빌딩 사이로 사람들의 물결을 따라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박수를 치며 나를 잡아당겨 나는 집으로 가야 한다고 뿌리쳤어요. 아직 식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까 다들 올 것이니까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춤추는 사람들 뒤에 인상이 무서운 사람들이 쑥덕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갑자기 소름이 끼쳐서 곁눈으로 보니 아는 사람들이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계획하고 있는 거예요. 나는 무서워서 도망을 치는데 발이 안 떨어지고 온몸에 땀이 줄줄 흘러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깨어보니 꿈이었어요.



뒤뜰에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갑니다.(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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