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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맛... 연어 비빔밥
by
Chong Sook Lee
Aug 18. 2020
(사진:이종숙)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가을이 온 줄 알았는데
여름이 다시 돌아왔다.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여름이 그리 쉽게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줄 리가 없다.
여행 갔던 여름이 다시 돌아왔다.
온몸에 땀이 흐르고
시원한 곳을 찾아본다.
여름이
잠시 쉬고 있는 틈을 타서
가을이 잠깐 다니러 왔었나 보다.
그래도
여름이 가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오고
봄이 오려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숱한 날들을 기다리며
맞은 여름인데 그냥 보낼 수 없다.
꽃을 피던 고추가 드디어
하나씩 둘씩 모습을 드러 낸다.
깻잎을 따고 고추 몇 개를 따서
밥상에 올리니 금세 밥상은 풍요롭다.
날씨가 추워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다가
며칠간의 더운 날을 맞아 갑자기 크게 자랐는데
비 온 끝으로 야속하게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서 웅크리고 있었는데
뜨거운 햇볕을 보며 기지개를 켠다.
날씨가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어
시원한 음식이 먹고 싶다.
특별한 준비 없이 있는 것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연어
비빔밥이다.
연어와 오이 그리고 깻잎과 쑥갓만 있으면
된다.
손바닥 만한 연어가 냉장고에서 날 쳐다보고 있다.
텃밭으로 쪼르르 달려 나가
쑥갓과 깻잎을 몇 개 따서 그릇에 담는다.
기왕이면 부추와 파도 송송 썰어 넣으면 좋겠지
파와 부추도 몇 개 잘라서
그릇에 넣어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연어도
넙적넙적 보기 좋게 잘라서 놓고
채소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는다.
계란 프라이도 하나 예쁘게 부쳐 놓는다.
그릇에 밥을 담고 얇게 채 썬
오이와 쑥갓 그리고 깻잎을
보기 좋게 놓은 다음 연어를 살짝 얹는다.
그 위에 계란 프라이를 장식하고
채소 옆에 양념한 초고추장 한 숟갈을 넣고
참기름을 휘릭 돌려주니
맛있는 연어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뒤뜰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다.
나무도 있고
이런저런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뜰에 앉아 밥을 먹으니
마치 소풍이라도 온 듯 새롭다.
날씨가 더워 밥맛도 없었는데
이렇게 해 먹으니 정말 꿀맛이다.
생각지도 않게 재료도 간단하고
설거지도 몇 개 안 나오고
더운 날 정말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먹으며
이게 바로 행복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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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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