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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Oct 22. 2020

어설픈...  걱정과 푸념을 하며 산다


(사진:이종숙)


사람들은

어설픈 걱정을 하며 산다


정작 잊어버릴 것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으며

잊어도 되는 것들을
자꾸 잊어버려

걱정이라는

어설픈 푸념을 하며 산다


미운 기억

억울한 기억은
고스란히 간직한 채
어제 했어야 할 일
오늘 만나야 할 사람들과의  
약속을 잊었다고 통탄하며 

기억을 못 한다고 짜증을 낸다


약 오르던 기억

야속했던 기억은  
하나도 잊으려 하지 않고
장 보러 가서 한 가지 잊고  
못 사 온 것 때문에

기억력 운운하는 우리네


버릴려거든 다 버려야지
골라서 버리면 안 될 일
용서할 사람
오해한 사람의 잘못도 잊으면
후회도 미련도 버려지는 것


버리는 것도 연습하면

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잘 안 되는 게 우리네 삶이다.


정작 버려야 할 것은

먹고 남은 쓰레기가 아니다.


마음속에 꼭꼭 숨겨놓고

감추어놓은

찌꺼기들을 버리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간다.


무엇하나 서운한 것이 있으면

그것은 마음의 비밀창고에

차곡차곡 집어넣고 키운다


눈곱만 한 미움이

손톱만 한 서운함이

커지고 커져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마음에 자리 잡고 버틴다


절대로 넘어지지도

쓰러지지도 않고

평생을 쫓아다니며

함께 살아간다.


그 마음속에 있는

미움과 오해의 덩어리는  

버리지 않은 채

그런 쓰레기가 마음을

점령하는지도 모르고

자꾸 쌓아가며 살아간다


시시한 것은 잊어도 되고

기억하지 못해도 된다.

잊는 게 아니고

끌어안을 때

사랑이 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랑이 되는 미움

감사가 되는 서운함이

진정한 망각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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