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김밥

by Chong Sook Lee





김밥을 싼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도

애들이 잘 먹으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냉장고를 보니

단무지와 계란

그리고 소시지와 당근이 있다.

아이들은 채소를 안 먹으니

굳이 시금치나 오이를 넣지 않아도

하얀 밥에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섞어

이것저것 집어넣고 김밥을 만든다.

이곳에 온 뒤에

특별한 준비 없이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이

우리 집 김밥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만들어 주었던 방식이라

아이들은 내 김밥이

정통 김밥으로 알고 있다.

당근이 없으면 오이를 넣고

소시지가 없으면 불고기를 넣는다.

꼭 넣을 필요가 없는 시금치는

아예 넣을 생각도 안 한다.

그냥 참기름과 소금을 넣은

밥만도 맛있는데

손이 너무 가는 재료는 안 넣는

나의 엉터리 김밥이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단다.






한 번은, 아이들이 어릴 때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 엄마가 정성 들여 김밥을 싸주었다.

비싼 재료로 최고의 맛으로

만들어진 김밥에는

시금치가 들어 있었다.

생전 시금치 들어간 김밥을

안 먹어본 우리 아이들은

그 아줌마 김밥은 이상하다며

너무 맛이 없어서 몇 개 먹다 말았다는

말을 해서 한바탕 웃었다.






어릴 때부터 먹어온

익숙한 음식을 선호하는데

재료가 딱 정해지지 않은 김밥이

요즘엔 자기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들어 먹는다.

무지개 김밥

꽁치김밥

계란말이 김밥

수많은 김밥 다 싫고

시시한 내 김밥을 좋아한다






참치 김밥

어묵 김밥

연어 김밥

세상에는 맛있는 김밥이 많지만

시금치도 넣지 않고

대충 만든 김밥이

최고로 맛있다는 아이들

아이들이 맛있게 먹으며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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