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길을 찾아 헤매던 날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세상은 어둠이 내리고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찾으며
돌고 돌아봅니다
길이 너무 많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그 길이 그 길인데
가는 길도 아니고
오는 길도 아닙니다
오르고 내려가고
내려가고 오르며
한 군데서 방황합니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껴서
비가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붑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오는 사람도
지나치는 사람도 없는
사거리에 서 있습니다


이쪽에도
저쪽에도
길은 있어도
내가 가야 하는 길은
찾을 수 없습니다
이 길 같기도 하고
저 길 같기도 한데
내가 가야 하는 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날은 자꾸만 어두워지고
세상을 헤매는 발길은
제자리걸음입니다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아무도 없는 허공엔
보이지 않는 어둠뿐인데
그래도 희망은
나를 기다리게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두리번거리게 합니다


아무도 없어도
땅이 올려다 보고
하늘이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구원의 손길이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며
갈길을 찾아 헤매는
어두운 길에
멀리서 누군가가
가까이 오며 지나칩니다


어둠 속에 만남이
두려웠는지 급하게 그냥 갑니다
놀란 마음 달래며
길을 잃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어둠 속에 서있는
낯선 이의 눈을 바라봅니다.
그냥 저쪽으로 가라고 하며

나를 피해서
앞질러 쏜살같이 사라집니다


뒤따라 가며
놓칠까 봐 눈을 크게 뜨고 따라갔습니다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는
그를 쫓아서 한없이 가다 보니
멀리서 차가 보입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고 길을 찾은 나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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