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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01. 2020

뭉게구름... 아래서 잠든 낙엽


(사진:이종숙)





길 따라
바람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본다

산길에
누워있는
낙엽들이
발목을 잡으며
쉬었다 가라 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단풍잎이 손을 흔들고
낙엽도
궁둥이를 들썩이며
함께 가자 한다

이리저리
불어대는 바람 따라
낙엽은
있던 자리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한다

햇볕이 곱게 내리쬐는
아늑한 곳에
포근히 잠든 낙엽
부지런한 다람쥐의
발소리도
재잘대는 새소리도
듣지 못한 채 잠이 들었다


바람이 데려다준
새 보금자리에 누워
봄이 와서
깨울 때까지
아늑한 웅덩이에
친구들과 함께
잠이 든 낙엽


바람 타고 날아가다

물에 빠진 채

강으로 가버린

친구가 그리워도

따라갈 수 없어

가만히 눈을 감고

잠들어버린 쓸쓸한 낙엽


봄이 되면

파란 잎으로

다시 만나는 기약 속에

잠이 든 낙엽

뭉게구름

쳐다보며 고이 잠든 낙엽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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