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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24. 2020

내일을... 모르는 축복


(사진:이종숙)



떠나는 시간을
모르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시간을 모르고
끝을 향하여 걸어가는
우리네 모습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춤을 춘다


물이 빠지면 조개를 잡고
물이 차면 물고기를 잡으며
푸른 창공에
시간이 되면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린다


꿈을 꾸었던 오늘은
간밤의 꿈속에 지나가 버리고
그럴싸할 것 같던 내일은
초라한 오늘 안에 묻힌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라는 것도
모른 채
많은 날들이

남았으리라 생각하며


떠나갈 날이

다가옴을 외면한 채
어제가 되는 오늘에
소외되는 오늘


내일을 모르는 허탈한 축복이
세상 바다 안에서
파도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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