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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25. 2020

남을 알아주고...  칭찬할 때 세상은 평화롭다


(사진:이종숙)


사람은 누군가를 배려하며 살아간다. 남을 생각하고 남을 위한 행동을 할 때 기쁘기 때문에 봉사도 하고 희생하며 좋은 일을 하고 산다. 남을 위한 행동이 결국 나를 위한 것임을 알게 된다. 같이 웃으면 나도 기쁘고 슬픔을 나누면서 나도 위로받고 치유된다. 내가 마음을 열면 남도 열고 내가 마음을 닫으면 남도 닫는다. 내가 다가가면 남도 다가오고 내가 밀치면 남도 나를 밀친다. 닫을 때 닫고 열 때 열어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고  시간이 가다 보면 좋아지는 게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남을 물에 빠뜨리면 나는 흙탕물에 지게 된다는 말처럼 남에게 잘하면 복이 온다. 남을 위해서만 살 수는 없지만 남도 좋고 나도 좋게 살면 세상은 천국이 될 것이다. 사람은 다 다르다. 사는 방법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각자 나름대로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가는 길도 다르고 사람을 대하고 친구를 만드는 방법도 다르다.


식성도 다르듯이 좋아하는 타입도 다르다. 바람 부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에 따라 눈 오고 추운 겨울을  좋아하기도 하고 뜨거운 여름을 좋아하기도 한다. 좋고 싫고는 개인의 취향이기에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고 참견할 수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남이 좋아하는 것을 존중하며 살면 된다. 사람을 만나면 나와 정반대의 생각과 행동을 하지만 친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왜 그러냐고 물을 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도 할 수 없다. 내가 완벽한 것도 아니고 상대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틀린 것이 아니기에 존중하다 보면 친해진다. 평소에 친하던 사람이 외면하고 아무 이유 없이  거리를 두며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는 화가 나서 따지고 싶어 진다. !!! 너 뭐야? 뭐 하자는 거야?


주위에 어떤 한 사람이 있다. 아는 사람에게 절대로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남이 그를 알아주길 바라고 그는 남을 알아주기를 싫어한다. 먼 곳에서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을 뿐 그 자리에서 기다리며 남이 먼저 인사를 하며 다가오길 바란다. 수줍은 사람은 절대 아니고 처음에 사람을 사귀려 할 때는 아주 친절하게 다가서고 일단 친한 뒤에는  모르는 사람 대하듯 한다. 그는 그것이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다. 몇 번 만나고 이야기해보면 어떤 사람인 것을 알게 된다. 이기적이고 고집스러우며 욕심 많은 것을 알 때 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람들은 알게 된다. 사람들은 알아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배려하기를 바란다. 처음과 끝이 같기를 바라고 노력한다. 세상사 서로 주고받고 살면 계산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가만히 앉아서 인사만 받기를 원한다면 문제가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세상이 야박해 짐을 느낀다.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하고 먼저 가서 인사하며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나의 시대는 그렇게 천천히 사라져 간다. 아무런 계산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주고받을 때 진정한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이기적이라 해도 능력껏 마음껏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관계가 성립된다. 마주쳐도 외면하고 가만히 있다가 상대방이 인사를 하면 그때서야 반갑게  인사를 한다. 처음에는 보지 못해서 그러려니 생각하고 이해를 했다. 하지만 횟수가 반복되다 보니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은 그 사람이 다른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소리를 우연히 지나가다 듣게 되었다. 사람들이 다가오게 해야지 먼저 아는 체하거나 다가가면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제야 그 사람이 나를 모른 체한 이유를 알게 되었고 나도 웬만해서는 먼저 다가가지 않게 되었다.



(사진:이종숙)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언제나 주위를 둘러본다. 아는 사람이 있는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 쓸쓸하게 서 있는 사람이 있는지 두리번거린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맞고 혼자 있는 사람에게는 다가가 말을 건다. 그는 늘 웃으며 인사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간 그를 호구로 생각하고 등쳐 먹으려 하는 사람도 있었고 절을 이용하고 비웃는 사람이 있어도 관여치 않는다. 사람들의 성격은 다 다르지만 후자는 늘 행복하다. 그가 가는 곳에는 웃음이 있고 사랑이 넘친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할 일을 한다. 오기만을 기다리며 알아주기만을 기다리는 전자는 마음이 복잡하다. 누가 나를 알아주나 누가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주나 계속 생각하며 계산하며 산다. 사람 사는 것 아무것도 아닌데 피곤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매번 쫓아가서 알아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눈에 보이면 웃고 안부를 물으면 간단한데 먼저 와서 인사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시간낭비다. 사랑을 받기 위함이 오히려 사람들을 멀어지게 한다. 아무도 가까이 오지 않아 결국 외롭게 살고 자신을 위한 행동이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지난 세월 동안 남을 위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부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실감한다. 봉사나 기부로 누군가를 도와주고 누군가에게 친절하게 대할 때 그들은 고마워하고 나는 그것으로 행복하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고 베풀지 않고 행복할 수 없기에 내가 한 모든 행동은 나를 위한 것이다. 친절하게 대하고 나와 뜻이  맞지 않아도 상대방을 존중하며 기다리면 어느 날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남을 위한 세상 모든 일은 결국 나를 위함이 된다.


누군가에게 웃고 칭찬을 해주면 보고 듣는 그들도 기분 좋고 나는 행복하다. 참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다 자신을 위하는 길이고 남을 내게 오게 할 수도 있고 남을 나에게서 쫓을 수도 있다. 감정만을 내세우며 살 수도 없고 남의 눈치만 보고 살 수도 없지만 적어도 아는 사람은 아는 체를 하며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이 오기를 바라지 말고 남을 알아주며 사는 세상이 좋다. 사람들은 위로받고 싶어 한다. 아는 사람이 어느 날 가만히 서서 빤히 쳐다보며 모르는 사람 대하듯 할 때 참 황당하다. 지나가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웃으며 인사를 하는데 친구라 믿었던 사람의 돌발적인 행동에 어안이 벙벙했던 날이었다.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보게 되었다.


 


내게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나에게 해주기만을 기다리면 세상은 돌아가지 않고 고인물이 되어 썩어 버릴 것이다.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고 존중하며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사회는 발전한다. 나를 알리기 위해 남을 모른 체하는 것보다 남을 알아주고 칭찬할 때 좋은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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