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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Nov 26. 2020

나의 숨은 재능을... 찾으며 유쾌하게 산다


(사진:이종숙)



세상을 바라본다. 질투하지 않는 눈으로 보고 시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사랑한다. 어차피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고 내 것을 남에게 줄 수도 없다. 가르쳐주고 배우며 조금씩 나누며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있어도 질투나 시기로 내 것이 될 수는 없다. 세상에는 재능이 많아 무엇이든지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물이나 말재주가 좋은 사람,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잘하는 사람, 머리가 좋아 아이디어 창출을 잘하고 손재주가 많아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정말 많다. 나도 한때는 런 사람들처럼 무엇이든지 잘하면 좋을 텐데 하며 은근히 질투를 하고 시기도 다.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어 혼자 배우기도 하고 학교에 가서 배우기도 했는데 배울 때 이외에는 지속적으로 하지 못한 채 돈만 버리는 상황이었다.


무언가를 배우면 그것에 전문인이 되어야 하는데 기초 조금 배운 것 가지고는 그저 집안만 어질러 놓을 뿐 시시하게 끝나 버렸다. 제대로 잘하는 것 하나 없이 세월이 가고 어느 날부터는 나도 모르게  잘하는 사람을 보면 질투하는  마음이 없어졌다. 질투가 나를 그들로 만들지 못하고 시기가 그들의 재능을 뺏을 수 없음을 알았다. 잘하던, 못하던,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한 세상 살아가는데  남이 가진 재능을 내가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 똑같은 재능이 있을 수 없고 다 같은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지금은 인공지능을 만들어 필요한 것을 생활에 사용하지만 똑같은 재능을 가진 인간을 만들 수는 없다.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을 해도 남의 것을 빼앗을 수 없고 내 것을 줄 수 없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이나 심오한 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이 부러워도 질투나 시기로 되는 게 아니다.


보고 듣고 감상하며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감사하는 것이지 그들의 재능을 뺏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재능과 노력으로 나만의 세계를 만들면 된다. 남들이 잘 사는 것이 부럽고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 부럽지만 질투나 시기로 해결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따라 하고 흉내를 내며 나름대로 내 것을 갖게 된다. 실수하고 자책하며 내 것을 만들어 내 것이 되고 남에게 가르쳐주며 나의 것을 나누게 된다. 인간은 서로 부러워하며 성장한다. 살다 보면 없던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노력하다 보면 남들보다 잘하여 부러움을 사게 된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천재도 처음엔 못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남이 가진 것이 내겐 없더라도 나에게도 나만의 것이 있다. 내가 남을 부러워하듯 남도 나를 부러워한다. 서로가 부러워하며 세상은 발전한다.



(손주들 작품)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내가 만능박사로 알고 있다. 엄마는 무엇이든지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눈에는 나는 요리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수영도 잘하고 꽃꽂이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고 말한다. 그리고 청소도 잘하고 정리도 잘하고 뜨개질도 잘하고 재봉질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잘하지는 못해도 조금씩 이것저것 하며 사는 내가 멋져 보인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재료가 풍부하여 여러 가지를 만드는 것을 보면 부러워서 나도 따라 해 본다. 그들만의 재능과 노력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니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요즘 유리병 크래프트가 재미있어 보여 시도해 보았다. 재료도 있고 간단하고 예뻐 보여서 따라 해 보았는데 처음이라 잘 안되었다. 유리병에 페인트를 찍어 작은 점으로 장식을 하는 것인데 잘 되지 않아도 집중력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남의 재능이 부러워 질투하고 시기할게 아니라 무엇이든지 따라 하다 보면 조금씩 내 것이 된다. 밥 한번 하지 않다가 결혼해서 밥을 했는데 처음애는 남편이 밥을 못 먹더니 지금은 내가 만든 음식이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단다. 자꾸 하다 보니 잘하고 재미있어서 요리에 자신이 없던 나도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한 것을 생각하면 노력하면 웬만한 것은 할 수 있는 것 같다. 글쓰기도 그림도 처음엔 부끄럽고 자신 없었지만 한 번 두 번 쓰고 그리다 보니 하게 되었다. 화가가 되고 작가가 되어 유명해지면 좋겠지만 이대로도 좋다. 마음을 전하고 글과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이대로도 너무 좋다. 잘하고 못하고는 사람들의 기준에 따라 정해지지만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유명하게 되어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으면 좋지만 나 자신이 나의 재능으로 행복하면 된다.


손주들은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그려서 할머니에게 보여주려고 가져온다. 가치로 따지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대단한 것을 쓰고 그린 것이다. 나는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박수로 응원해준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란다. 할 수 있다는 것, 하면 된다는 것, 그리고 해보면 누군가가 행복하고 자신의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다. 사람의 목숨도 사람의 재능도 길고 짧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살만할 때 죽는 사람도 있고 평생 빛 한번 못 보고 비실 비실 사는 사람도 있다. 그처럼 재능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애들 때 좋았지만 나이 들수록 싫어져 안 할 수도 있고 모르던 재능을 늘그막에 찾아내는 사람도 있다. 하루가 매일 좋기만 하지 않고 인생이 마냥 행복하지 만은 않은 것처럼 사람마다 다르다.


구름을 보고 인생을 깨달은 사람도 있고 햇볕을 보고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도 있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듯이 살아가며 걸어가는 곳에 답을 듣고 답을 찾는다. 남의 떡이 커 보여 빼앗았더니 크기만 할 뿐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없는 듯 하지만 있고, 작은 듯 하지만 커다란 나의 재능은 세상에 있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기에 남을 질투하고 시기하기보다 내가 가진 것을 찾으며 유쾌하게 산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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