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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조림이... 가져다준 또 다른 행복
by
Chong Sook Lee
Dec 10. 2020
(사진:이종숙)
끼니때마다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하루 세끼 챙겨 먹는 게
쉽지 않다.
먹는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만드는 사람은 끼니때마다 고민을 한다
무엇을 만들어야
맛있게 먹을까
걱정을 사서 한다
반찬이 없거나
귀찮고 하기 싫으면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나가 먹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일한다는 핑계로
돈을 번다는 핑계로
시도 때도 없이 하던 외식
이젠 그것도 다 지나간 추억이 된 지 오래다
코로나가 밖에 나가지 말고
사람도 만나지 말란다
같은 집에 사는 사람끼리만
놀고먹고 살아야 한단다
나가라 나가라 할 때는 언제고
이젠 집에만 있으라 한다
그 몹쓸 바이러스가
여기저기서
나타나니
겁이 나서 살 수가 없다
생긴 건 예쁘장하게 생겨가지고
뒤끝 작렬이다
벌써 1년이다
그것이 뭐길래 이리도 끈질긴지
오도 가도 못하고
만사 불통을 시켜 버렸다
되는 게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다
해서는 안 되는 것만 있고
해야 할 것만 있다
장사들은 문을 닫고
손님의 출입을 줄이고
가면 안되고
하면 안 되고
대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마스크 쓰고 손이나 박박 닦으며
혼자 외롭게 살아야 한다
아이들도 손주들도 만나지 못한 지
4달이 넘었다
그래도 살아야 하고 먹어야 한다
아침 먹고 나서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면 점심
점심 먹고 한잠 자고 나면 저녁이다
때는 왜 이리 잘 찾아오는지
밥해먹기 숨이 찬다
장보기도 숨이 찬다
마스크를 쓰고 급하게 필요한 것만
사 가지고 집에 와야 한다
사람도
물건도 세균덩어리로 보인다
세균 없는 집으로 뛰어간다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마스크를 벗고
가뿐 숨을 몰아쉰다
며칠은 먹고살겠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세상이 왜 이래
사는 게 왜 이래 테스 형 노래가 절로 나온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전쟁
90살 먹은 할머니가
처음 백신을 맞았다고 뉴스에 나왔다
코로나와의 전쟁을 끝내는 날이 가까워진다
끼니때도 가까워진다
나도 무언가 해 먹고살아야 한다
생선조림이나 해 먹자
무엇이든지 먹고
코로나 걸리지 말고
살아남아야 한다
코로나가 끝나면 멋진 세상이 올 텐데
열심히 먹고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하지 말라는 것 하지 말고
하라는 것 하며 잘 살아야 한다
세상이 문을 닫고
가만히 있다 보면
암흑의 시간이 지나고
광명의 날이 찾아올 것이다
코로나도 세균도 없는
깨끗한 세상이 올 것이다
나의 간단한 생선조림을 먹으며
또
다른
행복을 엮어보자
(사진:이종숙)
생선이 먹고 싶어
냉동고를 뒤져봤다
곱게 포를 떠놓은 생선이
예쁜 통에 얌전히 놓여있다
꺼내서 냉장고에 넣어 놓았더니
오늘 아주 먹기 좋게 녹았다.
이제 맛있게 만들어 먹기만 하면 된다
재료를 찾아 내놓는다.
생선
감자
양파
피망
파
마늘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설탕
소금
약한 불에 기름 두른 프라이팬을 올려놓는다.
준비해놓은 재료를 썰어 준비한다
감자를 납작 납작 썰고
양파를 길쭉길쭉하게 썬다.
노란 피망도 먹기 좋게 썰고
생선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넣는다.
불을 세게 하고
간장
설탕 조금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
불을 중불에 놓고 뚜껑을 닫고
2-3분 익히다가
뚜껑을 열어 한번 뒤집어주고
섞어주고 다시 뚜껑을 닫고
2-3분 더 익혀 준다
뚜껑을 열고 섞어주면
양념과 재료가
얼싸안고 춤을 춘다
한번 뒤집어서 섞어주고
잘게 썰어놓은 파를
고명으로 위에 올려준다.
아... 맛있다
하기 싫던 마음도
귀찮던 마음도
고민하던 마음도 없어지고
입맛을 살려내는 이맛으로 산다
짭짜름한 생선조림으로
행복을 조리며 코로나를 이겨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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