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며... 인생 힘들게 살 필요 없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우리는 늘 비교하며 산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주위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며 산다. 나는 그들이 될 수 없고 그들도 내가 될 수 없는데 비교를 하며 괴로워하고 우쭐대기도 한다. 비교를 하며 발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질투나 시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한때, 너도 나도 골프에 입문해 골프를 하지 않으면 대화에 끼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앉으나 서나 골프 얘기로 시작하고 골프 얘기 아니면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다. 골프 용어를 쓰며 농담도 하고 골프장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하며 배를 잡고 웃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때나 지금이나 골프를 안치는 나는 사람들과 만나도 그들 이야기만 듣고 있다가 그들이 웃으면 덩달아 웃는다. 할 일이 많아 바빠 죽겠는데 4시간 5시간의 시간을 들판을 헤맬 시간도 없고 골프 한번 치고 오면 일이 산더미같이 밀리기에 아예 골프를 할 생각을 못했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 가랑이 찢어진다고 어설피 시작했다가 집안이고 사업이고 다 말아먹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사람들 만날 시간도 없었지만 만나면 나와 하등의 관계없는 골프 이야기를 하는 그들이 싫어 한때는 친구들과의 모임도 멀리하고 살기도 했다. 결국 이것 또한 비교하는 울타리에 갈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들의 비교다. 모든 놀이가 그렇지만 골프라는 것이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게 재미있는 운동이라서 문제가 많았다. 시간 날 때 조금씩 하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더러는 골프에 정신이 나가 하던 사업도 몰라라 하며 살다가 사업을 망친 사람도 있고 가정이 깨진 사람도 많다. 물론 골프를 하지 않아도 그런 일이 생기지만 어쨌든 골프에 빠진 사람들이 많았는데 형편 상 하지 못하는 나는 체념을 해서 인지 아무런 갈등도 안 하고 고비를 넘겼다.


남들 하는데 나도 하겠다 고 했으면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비교를 해서 될 일이 있고 안될 일이 있다. 남이 한다고 앞뒤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한다.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시간이나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골프가 되었다. 그렇게 되니 골프를 잘하고 못 하고를 비교하게 되었다. 골프 좀 치며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새로 입문해서 못 하는 사람은 사람 취급을 안 한다. 비싼 돈 들여 가는 골프장에서 베이비 시터 할 일 있느냐며 상대도 안 한다. 잘하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여기저기 놀러 다니며 주름잡는다. 조금 쳐지는 사람들은 그 그룹에 끼고 싶어 안달하고 그나마 사람이 모자라서 껴주면 감지덕지에 머리를 조아리며 고마워한다. 골프가 뭐길래 저리도 난리를 치나 하는 생각이 난다.


안 가고 안 하면 될 텐데 자존심 다 버리고 껴준 사람들 한테 껌뻑 죽는 모습에 어이가 없다. 사람은 필요에 의해 살아가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못 하던 시절은 남의 이야기가 된다. 태어날 때부터 잘 치는 사람이 되어 아무것도 안 보이고 거만을 떤다. 실수를 하면 집에 있지 왜 나왔느냐, 그걸 골프라고 치냐, 이런저런 막말로 기를 죽인다. 뭔가라도 배워보려다 나갔다가 구사리만 잔뜩 먹으니 못 하는 사람들 틈에 껴서 편하게 친다. 잘난 사람 틈에 못난이가 되느니 차라리 못난이들과 함께 노는 것이 훨씬 좋음을 느낀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잘 치는 사람이나 못 치는 사람이나 결국 어느 날 비슷하게 된다. 못 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더 노력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없다. 못하는 사람은 비교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하다 보면 실력이 향상되어 잘하게 된다.



(사진:이종숙)


잘하던 사람도 노력하면 더 잘하게 되겠지만 교만은 사람을 멈추게 한다. 더 이상 잘하지 않게 되고 제자리걸음으로 서 있다. 못하던 사람이 잘하는 꼴을 보며 옛날이야기를 하며 비아냥거린다. 무엇이든지 계속 잘할 수 없다. 그렇게 골프를 하며 전쟁을 하는데 나는 여전히 골프를 안 한다. 생전 한 번도 골프를 해보지 않았는데 2년 전에 친구들과 여럿이 쿠바로 골프여행을 갔다. 골프를 잘하는 친한 친구가 골프채 세트를 여행용 골프백에 넣어 가지고 와서 골프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내가 골프여행을 간다고 하니 나보다 그 친구가 더 걱정이 되었나 보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무작정 가는 내가 한심했을 것이다. 사람이 어설피 알면 걱정도 되고 계획도 세울 텐데 문외한인 나는 무엇을 준비할지도 모르고 걱정도 없이 갔다. 지금 생각하니 못 치는 나와 한조가 될 생각을 한 사람들이 걱정을 더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될 대로 돼라 하며 갔다. 예의고 실례고 골프매너를 모르는 나와 칠 생각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일단 그냥 보고 남들이 치는 대로 따라가 보자 하는 배짱으로 따라갔다. 내 돈 주고 내가 가는데 기죽을 것 없다. 그들이 베이비시터를 하든 말든 기왕 가기로 했으니 가야 하고 차례가 되면 골프를 쳐야 한다. 도착해서 조가 편성되고 내 차례가 되었다. 겁먹지 말자. 팔다리 사지 멀쩡한데 못할 것 없다. 골프를 잘 치는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그냥 공을 맞추기만 해도 성공이다. 눈으로 보고 골프채를 휘두르며 뻥 쳤다.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한 번도 쳐보지 않은 내가 골프공을 맞추고 멀리 보내는 것을 보며 박수를 보낸다. 처음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못 맞춘다는 공을 쳐서 멀리 보내는 것을 보고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니 나는 덩달아 기분이 좋다.



(사진:Hank)


잘하지 못하기에 아무 생각 없이 뻥 친 것이 다행히 맞았다. 일행들에게 덜 미안하다. 나 때문에 하루 망칠까 봐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숨은 운동신경이 나를 살렸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따라다니며 눈치껏 치고 배우며 가르쳐주는 요령을 열심히 들었다. 한 고개 두 고개 넘어가면서 인생을 배우며 골프를 쳤다. 가지 못할 것 같은 힘든 길을 걸으며 멀리 가지 않고 옆으로 새 나가 숲으로 숨는 골프공을 찾아가며 죽을힘을 다해 18고개를 넘었다. 그만두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앞으로 가자니 몸이 말을 안 듣는다. 멀리 치려면 코앞에 떨어지고 잘 쳤나 보면 모래밭에 떨어지고 가까이 보이던 물 건너는 왜 그리 멀은지 아무리 힘껏 쳐도 물속에 퐁당 빠져버린다. 몇 개를 빠뜨린 뒤로 간신히 넘어 가느라 힘들었다. 가기 전에 여유로 볼을 많이 가져가서 다행이었다. 골프가 힘들다 말하지만 인생만큼 힘들지는 않다.


생각대로 안되지만 고비를 넘기고 참고 기다리며 노력하며 골프여행을 잘 끝내고 돌아왔다. 몇십 년 동안 골프 한 사람하고 비교가 안되니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오랜 경험으로 다져진 그들과 대결할 수 없다. 비싼 골프여행 가서 못하는 나와 같이 골프를 한 사람들이 훌륭하다. 날씨는 뜨거운데 못하는 혹이 하나 붙어서 쫓아다니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도 고맙고 미안하다. 어쨌든 그렇게 힘든 것을 왜 하느라 고생하는지 모르겠다. 사는 것도 힘드는데 왜 고생을 사서 하는지 모르겠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보면 어려움이 없다. 하지도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남보다 잘할 수 없다. 못하면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해도 안되면 할 수 없다. 비교하고 따지며 속상해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다. 무조건 비교하며 인생 힘들게 살 필요 없다.


차라리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면 답답하지만 고집은 없다. 조금 배워 알고 나면 비교하며 서로를 욕하고 흉보며 원수가 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것 하며 상대와 비교하지 않을 때 승리자가 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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