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도 잊히지 않는 날들이 있다. 잊히기는커녕 점점 더 또렷하게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아기 낳을 때의 일일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날로 돌아간 듯 새록새록 생각이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난 아기라서 산타 스타킹에 아기를 넣어 침대에 뉘어놓았던 것도 눈에 선하다. 그때 나를 도와주었던 할머니는 그 뒤로 20여 년을 우리와 가까이 지내다가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언제나 그리운 할머니다. 아이들도 어렸을 때는 그분이 진짜 할머니로 알고 자랐을 정도로 가까웠다. 세월이 흘러 내일이면 38살이 되는 딸한테 전화가 와서 옛날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날이 생각나서 적어본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