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참새는 와서 재잘댄다. 새벽에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정신없이 떠들어 댄다. 지난밤 꿈 얘기를 하는지 오늘 가는 소풍 이야기를 하는지 수다를 떤다. 벌레도 없고 열매도 없는 이 한겨울에 무얼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좋아하는 동그란 나무는 해마다 가을에 잎을 떨구지 못한 채 겨울을 맞아 겨우내 낡은 이파리들을 매달고 살아서 인지 나무속이 따뜻한가 보다. 참새들 식구는 엄청 많아 가지마다 앉아 오르락내리락하며 논다. 한주먹도 안 되는 참새들이라서 나뭇가지도 힘들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쪼아 먹는 것을 보면 인간이 알지 못하는 맛있는 것이 나무에 있나 보다. 밥을 대충 먹고 놀만큼 놀았는지 조용하다. 몇 마리는 보초를 서고 나머지는 자나보다. 일찍 일어나 먹을 것 먹고 놀만큼 놀았으니 피곤할것이다.
보기에는 세상 걱정 근심 하나 없이 사는 참새들이다. 인간들은 있는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밤낮으로 걱정하며 살아가는데 생각 없이 사는 참새가 때로는 부럽다. 크게 원하는 욕심도 없이 하루하루 배부르면 만족한다. 싫어하는 것도 없이 보이는 것 찾아 먹고살면 되는 것이다. 쌓아 놓으려고 할 필요도 없고, 큰집을 지으려고 하지 않고, 그저 가족과 친구들이 같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참새가 부럽기도 하다. 높이 날지 못해도, 남들처럼 크지 않아도 제 할 일 하며 살아간다.
힘들다고 짜증 내지 않고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먹는 것 가지고 싸우거나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하지 않으며 나중에 먹으려고 먹을 것을 쌓아 놓지도 않는다. 비가 오면 나무 안에서 비를 피하고 겨울에는 처마 밑에서 눈보라를 피하며 봄을 기다린다. 봄이 오면 벌레를 잡아먹고 야채를 뜯어먹으며 여름을 나고 가을에는 넓은 들판에 가서 떨어진 나락을 먹고 겨울을 맞는다. 집도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주먹만 한 몸이 전부인데 씩씩하게 살아간다.
언제나 노래하고 항상 신난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참새는 그저 살아 있음에 행복하다. 먹고 놀다가 자고 또 일어나서 먹고 논다. 들판에 있는 허수아비 때문에 가끔은 놀라지만 그러려니 한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날아갔다 돌아와 먹다 남은 먹이를 먹으면 된다.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을 참새 같다고 놀리지만 참새처럼 사는 것도 좋다. 행복하기 위하여 불행한 인간보다 낫다. 열심히 살아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삶보다는 좋다. 친한 척하며 돌아서서 욕하는 인간들의 마음보다는 미워하지 않고 시기 질투 없이 사랑하며 사는 참새의 하루가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