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웃고... 눈으로 말하는 세상

by Chong Sook Lee


(이미지출처:인터넷)


하얀 이를 보이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반쪽 얼굴이 익숙해져 가고 얼굴 전체가 보이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게 된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멀찍이 떨어져서 다정한 말 한마디 겨우 건네고 만다. 아무리 힘들어도 따스한 말 한마디로 힘을 얻고 말없이 잡아주는 손길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데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만나지 못하고 산다. 웃음과 미소는 유일하게 인간만이 가지는 아름다운 소통방법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웃고 미소를 건네면 웬만한 화가 풀린다. 힘들어도 웃는 얼굴에 화를 낼 수 없고 침을 뱉을 수 없는 이유로 인간은 웃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간다. 부부싸움을 하고 냉전을 하다 보면 별일도 아닌 것으로 다투게 된 사실을 알고 미안하다는 미소를 던짐으로 얼음장 같은 사이가 눈 녹듯 한순간에 풀어진다.


오해로 벌어졌던 친구사이도 아무 말 없이 다가가 미소를 보내면 화해가 되어 옛날로 돌아간다. 그처럼 웃음과 미소는 인간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것이다. 마스크로 입을 가린 지금은 웃음도 미소도 보일 수 없어 눈으로 웃어야 한다. 멀리서 알아보고 웃으며 반갑게 뛰어오며 입으로 웃는 것을 보면 친한 사람임을 금방 알았는데 지금은 뛰어오지도 않고 옆으로 지나가도 모른다. 눈과 입으로 상대의 기분을 알 수 있었던 시대는 가고 상대를 알기 위해서는 눈을 보게 되었다. 사람의 전체 얼굴을 보며 인식하던 인간의 뇌가 혼동을 일으킨다는 설이 나온다. 코와 입을 가리고 눈으로 상대를 알아보아야 하는데 뇌가 그것을 따라가기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안경을 쓰고 모자를 쓰면 친한 사람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구나 코로나로 가까이 가지 않고 거리를 지키다 보면 더 힘들다.


그래도 사람들과 섞여서 사는데 눈으로 라도 인사하며 살아야지 안 그러면 참으로 삭막할 것이다. 친한 사람은 눈으로라도 알아보고 안부를 묻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과는 그나마도 없이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기 일수다. 아무리 웃기는 일이 있어도 웃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좋은 말을 해도,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인상을 쓰며 웃음에 인색하다. 아주 좋은 일이 있으면 히죽 웃고는 다시 인상을 쓴다. 실력이 좋아 직장에서 기술면으로는 인정을 받지만 언제나 화난 표정을 하는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사람들은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회사가 힘든 상황이 왔을 때 늘 화가 난 것처럼 보이던 그 사람은 집에 보내졌다. 그 반면에 정말 웃기 잘하는 사람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웃는듯한 인상이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다.



(이미지출처:인터넷)


웃기는 예로 욕을 하면서도 그는 웃는 표정으로 한다. 옆에서 듣지 않으면 그 사람은 그냥 웃고 있는 사람이지 절대로 욕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한다. 사람이 욕을 할 때도 웃는 모습이 되려면 평소에 많이 웃어야 한다. 두 사람 다 정상이라 말하지 못하지만 마지막에는 후자가 남는 세상이다. 이제는 눈으로 웃으며 살아야 한다. 화가 나도 욕을 해도 마스크로 가려진 입을 볼 수가 없다. 뉴스를 보는데 요즘은 화장도 눈만 한단다. 코와 입을 가려야 하니 눈만 화장을 하면 시간도 짧고 화장품도 덜 들고 경제적이란다. 살다 보니 별 일을 다 본다.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네 안 쓰네 하며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았던 지난 일 년이다. 전파가 덜 된 다고 쓰라고 그토록 이야기를 하는데도 죽어라고 안 쓰더니 지금은 거의 다 쓴다. 쓰긴 쓰는데 더러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문제다. 슈퍼에 물건을 사러 갔다.


그곳에 오는 사람들 마스크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런 마스크는 써서는 안 될 정도로 더럽기도 하고 대충 가리며 쓴다. 그래도 쓰라고 하니까 쓰기는 하는데 병을 옮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없는 사람들에게는 마스크 사는 것도 힘들지도 모른다. 한번 쓰고 버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더러운 손으로 만지고 더러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가 더러운 손으로 꺼내서 쓰기를 반복하며 산다. 정부가 보조를 해준다지만 개개인에게 사각지대가 있다 보니 그런 역겨운 경우가 생긴다. 백신이 공급되고 면역이 생기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때까지 만이라도 사람들이 깨끗한 마스크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마저 없어 쓰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 또한 슬픈 현실이다. 화성에 도착하여 표면 사진도 찍고 바람소리까지 녹음하여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세상인데 아직도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과학자들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고 사는데 뜬금없이 나타난 코로나의 정체를 알 수 없어 어렵게 만든 백신 조차도 불신하는 상황이다. 맹신하여 생기는 무서운 결과를 생각하여야 하지만 믿어야 한다. 백신만 나오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람들의 불신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참으로 복잡하다. 마스크를 쓰라고 해도 안 쓰더니 지금은 잘 쓴다. 마스크의 장단점도 모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거부하더니 백신도 마찬가지로 거부한다. 어디로 다니는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 소수의 불신으로 사회가 휘청거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백신의 안전성을 보여주기 위해 나라마다 노력하며 여러 가지로 확증한다.


플루 예방 주사도 반대의견이 많아 아직도 안 맞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가을이 되면 자연스럽게 예방주사를 맞고 나면 두렵지 않게 되었다. 부작용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따지고 보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되나 하는 의문이 생긴다. 좋다고 했던 것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 암 성분이 많다고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좋게 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결국 인체에 해로운 것들 천지다.


세상은 바라보는 대로 만들어진다. 부정적으로 보면 될 일도 안되고 긍정적으로 보면 안 될 일도 된다. 마스크를 쓰다 보니 좋은 점도 많이 있다는 사람들이 생긴다. 추운 날 바람이 심하게 불 때 마스크를 써서 호흡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보기 싫은 주름도 가린다. 어차피 써야 할 마스크인데 좋은 점을 자꾸 찾아내어 즐겁게 하고 다니며 눈으로 웃고 눈으로 말을 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세계는 앓고 있다.(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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