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을 꿈꾸고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 좋은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 건강하고 자식들 잘되고 하는 일 번성하고 행복하면 좋은 일이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다 가지고 있는데도 더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며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산다. 셋방 살이 할 때 전세로 가면 소원이 없겠다는 마음은 어디로 가고 작은집이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을 가지고 싶어 한다. 집을 사면 더 큰집을 원하고 멋진 살림살이와 가구를 들여놓고 싶어 한다. 그렇게 되면 좋은 차와 좋은 옷을 입고 싶어 하고 더 많은 것을 바란다. 내가 잘살면 자식도 잘살기를 바라고 돈의 노예가 되어간다. 거짓말을 해야 하고 공금을 쓰며 잘못된 길로 간다. 그러다 보면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어 얼굴도 두꺼워지고 잘못을 했는데도 안 했다고 한다. 거짓말을 잘하고 사기를 잘 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었다. 원하는 것은 끝나지 않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들에게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건강한 게 최고라는 소박한 대답을 한다. 돈이 많으면 뭐하고 집이 크면 뭐하겠는가. 아프지 않고 밥 잘 먹고 소화 잘되어 건강하게 살다가 오라고 하면 툭툭 털고 가면 된다. 좋은 것도 짐이고 큰집도 짐이다. 집을 사기 위해,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높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 해도 건강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를 쓰고 산다. 코로나가 없어지기를 바라고 복권이 되기를 바라고 날씨가 좋기를 바라며 매일매일 다른 것을 원하며 산다. 봄이 오기를 바라고 꽃이 피기를 바라고 더 많이 피기를 바라고 보니 꽃이 다 지고 있다. 이파리가 빨리 자라 녹음이 우거지기를 바란다. 아무것도 아닌데 원하는 게 너무 많다. 그것은 내가 만든 욕심이다. 내 마음대로 되기를 원하지만 세상도 고집이 있다.
내가 원하듯 세상도 원한다. 되는대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데 내 고집을 내세우면 기쁘지 않다. 불평과 불만이 생겨나고 짜증이 난다. 봄이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닌데도 왜 이러냐고 짜증을 낸다. 그러다 보면 재미가 없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원하는 게 있지만 추우나 더우나 그냥 날아다닌다. 힘들면 나뭇가지에 앉아서 쉬고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아 먹는다. 사람들만 괴로운 게 아니고 사람들만 외로운 게 아닌데 울고불고 티를 낸다. 동물의 세상도 마찬가지지만 참고 견디며 자연에 순응한다. 인간세상이나 동물세상이나 약육강식은 어디에나 있다. 잡아먹히고 잡아먹고 죽고 죽이며 살아간다. 다른 게 있다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동물은 걱정도 근심도 없다. 하루를 살면 되고 내일은 또 다른 하루가 되어 살면 된다.
저금을 하고 재산을 불리는 것은 인간에게 내일이 있다는 신념이 있기에 이해한다. 하지만 동물이나 인간에게 내일이 올지 안 올진 미지수다. 성경에 나오는 만나 이야기는 인간의 욕심이 빚어내는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천년만년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서슴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들에의 끝은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을 벌고 결혼을 하고 살다가 돈이 많아지고 생활이 윤택해지면 사람들이 변하고 서로에게 실망하며 초심을 잃는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길이 다르기 때문에 뜻이 다르고 가는 길도 다르다. 행복하기 위해 잘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평생을 바친 인생인데 하루아침에 다른 삶을 살아간다. 이혼을 하고 사고를 당하고 병마에 시달리며 산다. 돈도 명예도 소용없게 되어 다시 시작하며 다른 길을 걸어간다.
시작이 언제이고 끝이 언제 인지 모르겠다. 돈이 없을 때는 돈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는 인간의 본능으로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그 돈을 벌려고 별 별짓을 하며 벌었을 텐데 자손들은 흥청망청 물쓰듯하고 세상은 그 돈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어간다. 옛말에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이 있다. 힘들게 벌은 돈이 순식간에 없어지는 것을 보면 눈뜨고 코베 가는 게 아니라 생사람을 잡는다. 재벌이라고 쉽게 벌지 않았을 텐데 이런저런 이유로 내놓아도 더 많이 원한다. 누구나 잘살고 싶고 행복하고 싶은데 없는 사람은 없어서 불행하고, 있는 사람은 있어서 행복할 수 없다. 주머니 없는 수의 하나 입으려고 그 난리를 치는 것이다. 죽어라 일하는 사람이 있고 억울하게 사기당하는 사람이 있고 하는 것마다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인간이기에 욕심을 부리고 인간이기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 나라는 혜택을 주고 국민은 일을 하고 세금을 내면 나라는 국민을 위해 살림을 한다. 내야만 하는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안 내려고 하고 정부는 악착같이 받아내려고 한다. 재난 시에 정부는 보조금을 주고 국민은 조금씩 받으며 위기를 극복한다. 하지만 바닥난 국채는 어쩔지 모르겠다. 미래가 걱정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후세들 걱정이 앞선다. 어린아이들이 맘껏 뛰어놀아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지구가 세균이 얼마나 많으면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세먼지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컴퓨터와 혼자 놀아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사람들은 일거리가 없고 어디서 무엇을 하며 먹고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날마다 무언가를 원하는 인간들이 세상 따라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희망도 없이 체념하며 혹시 내일은 어떤 날이 될지 막연하지만 인간이기에 또 희망한다. 봄이 오려면 추운 겨울을 버텨야 하는 것처럼 참고 기다리며 인내해야만 한다. 좋은 날은 좋은 마음에서 오고 좋은 일은 오늘을 받아들일 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