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그냥 놔두자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오늘 하루는
그냥 놔두자


쉬고 싶을 때 쉬고
자고 싶을 때 자면서
세상일은 잊고 살아보자
끼니도 건너보고
편한 옷을 입고
소파에서 뒹굴 거리며
군것질을 하며
하루를 그냥 놔두자


재촉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하고 지내보자
할 일도 덮어놓고
내일도 생각 말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맑고 고운 햇살을 따라가서
파란 하늘도 쳐다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구도 생각 말고
내게 온 하루와 그냥 놀자
어제만 생각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오늘이 하자는 대로 하자
바람 따라
바람이 가자는 대로 걷고
구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무심히 바라보자


소곤대며 흘러가는
시냇물도 바라보고
반기는 이 없어도
저 혼자 피었다 지는 들꽃을 보자
욕심도 접고
후회도 잊고 하루를 놔두자
다시 오지 않을 하루에게
인심 한 번 써 보자
숨 가쁘게 달려온 하루들이
조금은 쉬었다 가게 놔두자


그리운 사람도
기다리는 마음도
잠시 덮어두고 오늘은
하루와 재미있게 놀아보자
생각이 없으면
근심 걱정도 없으니
오늘 하루는
그냥 돠두자


바람따라 흔들리다

힘들면 누워서 쉬고 가는

들풀을 닮아보자

해가 비추면 환하게 웃고

구름이 해를 가리면

수줍어 입을 다무는 민들레처럼

자연이 하자는대로

오늘은 쉬엄쉬엄 가자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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