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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May 16. 2024

노랗게 피는... 민들레


눈 녹은 양지쪽에

홀로 피었다고

외로워하지 않

샛노란 색으로

온 산을 밝히
봄이 온 것을 알립니다


새들이 오가고

시냇물이 졸졸 속삭이고
혼자 피었다고

자랑하지 않

민들레가 피어나면

숲 속에 있는

모든 풀 친구들이
덩달아 기지개를 켜며

파랗게 피어납니다


맨 먼저 피어나서

친구들을 깨우면

너도나도  다하여

예쁜 꽃을 피우며

노란색으로 세상을 밝히면

세상은

온통 노랗게 물이 듭니다


길가에 피어서

사람들에게 밟혀도

절대 죽지 않고

더욱더 강해

밟아도, 

깎아도 다시 살아나
뿌리를 뽑아도 홀씨가 되어

어딘가 자리를 잡고

다시 태어납니다


결코 죽지 않겠다

끈질긴 집념은

외로워도

슬퍼도 꺾이지 않고

새로운 날들을 기억하며

바람 따라 날아가서

희망의 내일을 위한

씨를 뿌립니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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