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김밥 같은 무지개 인생

by Chong Sook Lee


사람의 마음처럼

날씨의 변화처럼

계절의 모습처럼

바뀌는 것이 김밥이다.

쌀 때마

만들 때마

매번 속이 다르다


아무리 같게 만들려고 해도

다르게 나온다

속이 다르니 맛도 다르다

싱겁게도 되고

짭짜름하게도 되고

매콤 새콤 달콤하게도 된다

대충 하기를 좋아하는

나만의 김밥이다


계량컵이 필요 없이

눈으로 손으로 대충대충 한다

입안으로 들어가면

대충 해도 먹고 싶다

아무거나 집어넣어도 맛있다

무엇을 넣어도 예쁘다

오늘은 김밥 만드는 날

고슬고슬한 하얀 쌀밥을 만들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짜게 될지

맵게 될지

달게 될지

새콤하게 될지 모른다

오늘은 소금과 참기름으로

고소하게 만든다

손이 가는 대로 적당히 넣어 섞는다


무엇을 집어넣고 쌀까 하며

냉장고를 연다

소시지와 계란

단무지와 당근

파란 야채가 필요한데

호박이 보인다


호박을 채칼로 얇고 길게 자르고

당근도 채칼로 얇고 길게 자른다

프라이팬에 살짝 볶으며 소금을 조금 뿌린다

색이 아주 곱다

빨갛고 파랗고 예쁘다


냄비에 물을 끓여 소시지를 살짝 삶아낸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계란을 풀어 부어서 약한 불에서 익힌다

계란도 소시지도 먹기좋게 썰어 놓는다

단무지와 함께 접시에

모든 재료를 담는다


도마 위에 김을 놓고

밥을 한 주걱 올려서 살살 편다

밥이 고슬고슬해서 잘 펴진다

얇게 편 밥 위에 재료를 올린다


당근 호박 계란 단무지와 소시지

밥 위에 오색 무지개가 핀다

속을 감싸고 또르르 말아

한번 꽉 누르고 나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준다

끝으머리 꽁지를 먹으며

나머지 김밥을 싼다

참 맛있다

아무렇게나 있는 것 넣고

대충 만들어도 맛있는 김밥이다


김밥의 매력은

만들 때마다 다른 맛이다

모든 김밥이 똑같다면

이렇게 오래도록 영원토록

사랑받지 못할 것이다


오늘은 고소한 맛

내일은 짭조름한 맛

그다음은 달콤 새콤한 맛

그다음엔 또 무슨 맛일까

궁금하면 또 만들어 먹는 김밥은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살아도 모르고

몰라서 살 수 있는 우리네 인생 같은

김밥을 만들어 먹는다


집집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지만

언제나 먹고 싶고

아무 때나 먹어도 맛있는 김밥


인생 같은 김밥을 먹으며 웃는다

김밥을 닮은 무지개 같은 삶이 보인다


무엇을 넣는것에 따라

맛이 다른 김밥처럼

어떻게 사는것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네 인생


오늘 만든 김밥은

오색의 무지개색 맛있는 김밥

오늘 만난 인생도

김밥처럼 맛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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