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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나의 동반자
by
Chong Sook Lee
Sep 23. 2021
(사진:이종숙)
시계 소리만 난다
세상이 잠에
곯아떨어져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데
시계는 간다
앞으로 앞으로
자꾸만 간다
가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는데
계속 가기만 한다
지칠
줄 모르고 가는 시계는
나와 함께 살아간다
내가 숨 쉬면
시계는 똑딱똑딱하며
시계와 나는 친구 되어 간다
인정사정없는 시계는
나의 사정을 봐주지 않고
나를 기다려 주지도 않고
가야 할 곳으로 간다
뒤돌아보지 않고
미련도 후회도 없이 앞으로만 간다
잠시도 쉬지 않고 간다
어제도 오늘도
간 것처럼
내일도
갈 것이다
힘들다는 불평도
귀찮다는 짜증도 없이
그냥 간다
앞으로 가면 무엇이 기다리는지
계속 가면 누구를 만나는지
알
수 없어도
오늘도 여전히 간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간을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해
열심히 간다
가도 가
도 끝이 없는데
말없이 간다
어느
날 고장이 나는 날까지
쉬지 않고 가는 시계
불평도 불만도 없이
앞으로 간다
자꾸만 내일을 향해 간다
어제는 추억 속에 머물고
오늘은 내일 안에 묻히고
내일은 오늘이 되어
시계를 따라간다
어디로 가도
누구를 만나도
무엇을 해도
따라다니는 시계와 산다
언제 설지 모르는 시계는
언제 갈지 모르는 사람을 닮았다
삶과 죽음을 알리고
처음과 끝을 보여주고
나의 시간을 알려주며
나와 함께
동행하는 삶의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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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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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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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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