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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수 없는 해와 달의 인연
by
Chong Sook Lee
Oct 23. 2021
하늘을 물들인 해(사진:이종숙)
오늘이
나를 떠나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이 되어
나를 만나러 왔다
전혀
알 수 없는 내일이
새로운 모습으로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왔다
어제는 갔는데 잊지 못하고
오늘은 왔는데 잘 모르기에 낯설다
반갑기도 하지만
어설픈 오늘이
어떤 날이 될지 모른다
누구를 만날지
어디를 갈지
무슨 일
이 생길지 모른다
처음 만나는 오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해가 뜨지 않아
아직은 깜깜한 새벽에
알
수 없는 하루를 만난다
해가 뜨고 어둠이 허물을 벗고
세상을 드러내고 모습을 보인다
해는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
새로운 오늘을 세상에
내놓는다
급히 가느라
보름달을 하늘에 놓고 간
어제는
해가 물들인 하늘에서
빛 바란채 세상을 내려다본다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에는 달이 기다린다
만나지 못하는 인연에
서로 바라보며 헤어지고
나는 하늘을 보며
어제를 보내고 오늘을 만난다
해는 오늘을 데려다 놓고
달은 해를 낳고
어제는 오늘을 보내고
나는 새날을 만난다
만나지 못해도 이어지는 인연을
그리움으로 포옹한다
어제가 놓고 간 보름달(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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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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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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