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들꽃이 되어

(사진:이종숙)

실력과 인기가

난무하는 세상에

생과 사가 오가도

들에 피는 꽃들은

여전히 혼자 피었다가

아무도 모르게 집니다

알아주면 좋고

안 알아주어도 좋답니다

남들처럼 피고

남들과 어울려 살다가

남들이 떠날 때 갑니다

잘났네 못났네

앞장서지 않고

날마다 내려주는

따스한 햇살에 감사하며

목이 마르는 여름의 갈증을

몇 줄기의 비로 목을 축이며

지나가는 바람에

하늘하늘 춤을 추며 삽니다

가져갈 것 없는데

욕심내지 않고

한 세상 살다 가면 그뿐인걸

있는 대로 살다 가면 되는걸

무엇을 그리도 원하는가

아침을 반갑게 맞이하고

저녁에 하루를 감사하며

떠나면 되는데

따지고 들추며 산다고

달라지는 것 하나 없습니다

들꽃으로 태어나

들꽃들과 살다 가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남에게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남의 칭찬을 기다리지 않아도

그들의 아름다움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비와 구름이 압니다

받은 것을 뺏을 수 없듯이

가지지 못한 것을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삶은

저마다의 길을 찾아가는 순례의 길

험하다고 피할 수 없고

힘들다고 버릴 수 없는 것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비가 오면 젖어야 한답니다

봄이 오면 피고

가을이면 져야 하듯이

세상만사 모든 것은

때가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을 맞고 보내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면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나날이 행복합니다

인정받지 못해도

매일을 사는 끈기로 삽니다

가슴으로 설레고

희망의 눈으로 오늘을 살고

들꽃처럼

들꽃이 되어 내일을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