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국민가수'는 누가 될까

by Chong Sook Lee
(이미지출처:인터넷)


경쟁의 시대에 산다. 지난번에는 '미스터 트롯'과 '미스 트롯'이라는 트로트의 경쟁을 구경하며 트로트에 흠뻑 빠져 살았다. 축축 늘어지고 징징대는 트로트를 젊은이들이 색다르게 불러 너무나 듣기 좋았다. 1등 한 사람에게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누가 되는지 궁금하여 열심히 보았다. 국민투표로 등수가 갈리고 추가 합격으로 결승에 가서 1등을 한 사람도 있다. 운도 있고 실력도 있지만 누가 1등을 차지하는지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


한바탕 그들의 열풍이 지나가며 요즘엔 '내일은 국민가수' 를 보는 재미가 대단하다. 상금도 3억원이나 되고 여러가지 상품도 있지만 어찌 그리 잘하는지 볼 때마다 감탄한다. 7살짜리 여아가 어른들과 대결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가 막히다. 14살짜리 아이들이 춤과 노래로 무대를 누비는 것을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잘하는 사람을 뽑아 경선을 치르고 본선을 향하는 것이지만 그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다 잘하는데 그중에서 더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심사위원들은 괴로워한다. 다 같이 갈 수 없기에 하나는 떨어져야 한다. 가야 하는 사람도 괴롭고 보내야 하는 사람도 힘들지만 경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무엇을 하던 남들과 경쟁을 하여야 하고 승패가 갈려서 잘하고 못하고의 순서가 갈라진다. 세상의 안목으로 정해진 인기의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승승장구하다가 낭떠러지로 하락하고 절망하며 산다. 사람들이 정해놓은 등수에 울고 웃으며 기뻐하고 슬퍼하며 좌절한다. 아무것도 완벽하지 않은데 종이 한 장 차이로 선과 후가 바뀌고 1등과 2등을 나눈다.


1등은 억대의 상금과 온갖 혜택을 받는데 2등은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다. 실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도 사람들의 인기도에 따라 1등과 2등이 된다. 운이 있고 실력도 있지만 너무 황당한 경우도 있고 억울한 사람도 많다. 전문적인 심사위원이 뽑은 결과라도 2등은 억울하다. 그게 세상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면 된다. 악착같이 하다 보면 언젠가 1등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신념으로 사는 사람도 많은데 열심히 해도 등이 안 되는 사람이 더 많다. '1등은 최악이고 2등이 최고다'라고 비꼬는 말도 있지만 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어차피 어디든지 무엇이든지 1등은 한 사람으로 정해져 있다. 1등이 안되는데 1등을 하기 위해 안달하며 불행한 대신에 등수 안에 들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게 더 행복한 일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행복하면 된다. 1등이든 꼴등이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이다.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선생님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사랑받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봉사도 하고 착한 일도 많이 한다. 여러 가지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사랑받고 상도 받는다. 사람들이 주는 상의 맛을 알면 애착도 생기고 목적도 생겨 더 열심히 한다. 한편, 공부가 조금 뒤떨어지는 아이들은 앞장서지 않는다. 형편이 어렵거나 사정이 있는 아이들도 있고 게으른 아이들도 있고 흥미 없는 아이들도 있다. 그들은 등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1등이 안 되는 것을 알기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한다. 운동을 하고 재미있는 책을 읽고 알바를 한다.


해도 안 되는 공부를 하기 위해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 공부 대신에 친구와 놀며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학교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한다. 공부가 위주인 학교에서 또 다른 경쟁으로 싸워야 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공부를 잘하고 사회생활도 잘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 공부를 잘해도 사회생활을 못하는 사람이 있고 공부는 못해도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도 많다. 등수에 든다고 인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거만하고 남을 무시하고 잘난 체하고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배려하고 친절하고 인정 많은 사람이 있다. 1등을 하기 위해 경쟁 속에서 살아온 사람은 물불 가리지 않고 1등을 하려고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공부 좀 못하면 어떤가. 1등이 아니면 어떤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등수에 안 들어가면 좀 어떤가. 사람답게 사람처럼 사는 것도 좋다.


공부를 못하거나 가정 형편이 안 좋은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 직장 잡을 준비를 시켜 취직을 준비한다. 적성에 맞는 기술을 배우고 필요한 공부도 하며 장래를 준비한다.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며 고심하고 방황한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앞으로 나가야 할 진로를 정한다. 처음엔 싫어도 하다 보면 좋은 게 있고 처음에 좋아서 한 것이 적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하기도 하고 좋아서 하기도 한다. 어릴 때 관심 없던 일이 나이 들어가며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소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독서를 하며 작가를 꿈꾸기도 하고 남의 연애편지를 쓰며 상담원이 되기도 한다. 우연한 기회에 무언가를 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인기 있는 작가도 되고 화가도 된다.


경륜이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지속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들만의 끈기로 이루어진 상이다. 등이 안된다고 실망하며 좌절하고 그만두지 않는다.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고 걸어간다. 등이 아무나 되는 게 아니듯 끈기도 아무나 가지지 않는다. 꾸준히 하다 보면 경륜이 생긴다. 보기에는 1등보다 못한 것 같아도 일등이 가질 수 없는 그들만의 실력이 있다. 평생을 2등으로 살아도 이미 그는 1등을 넘어선다. 일등에게 주어지는 어마어마한 상금은 받지 못해도 그들 나름대로 성을 쌓아간다. 한 사람에게 주는 상금을 나눠주면 좋겠지만 그것 또한 1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어차피 세상은 경쟁으로 돌아간다. 등수에 들지 못해도 그 자리에 서서 최선을 하면 된다.


'내일은 국민 가수' 출연진은 누구나 1등의 자격이 있고 1등을 꿈꾸며 피나는 노력을 한다. 최종적으로 누가 일등이 되어 3억 원의 거금과 선물을 가져갈지 궁금하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있고 춤과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사람도 있다. 1등은 단 한 사람이 되지만 1등이 안되더라도 그들의 소질과 실력을 알아주는 곳이 있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내일의 국민가수가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모두에게 성원을 보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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