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과 함께 사는 나무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계절이 끝나버린 숲은 황량하다.

무엇을 하며 세월을 보냈는지

남는 것은 옆구리에 돋아난 버섯 몇 개

그나마 옆에 있어 고맙다


(사진:이종숙)

양지바른 언덕에

의젓하게 서있는 나무는

예쁜 버섯을 매달고

오고 가는 계절을 기억한다


(사진:이종숙)

가을이 간다 해도

겨울이 온다 해도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같이 하는

버섯이 있어 외롭지 않다.


(사진:이종숙)

남모르게 피었다가

말라가는 버섯은

나무에 붙어서

기대고 의지하며

겨울을 맞는다.


(사진:이종숙)

쓰러진 나무는

외로움에 낙엽을 끌어안고

메말라 가는

버섯과 지난날을 추억한다.


(사진:이종숙)

언제부터인가

함께하는 이름 모를 버섯은

혼자 서있는 나무에

사랑을 주며

가는 길을 함께 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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