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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메뉴는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
by
Chong Sook Lee
Nov 23. 2021
(사진:이종숙 (
저녁때가 돌아온다.
때가 되기도 전에 습관처럼 반찬 걱정을 한다.
특별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식욕이 예전 같지 않고 소화도 잘 안된다.
점심을 먹고 나서 한숨 자고 일어나면 심심풀이로 과일을 조금 먹지만 저녁때가 되어도 별로 밥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저녁을 안 먹고 자면 새벽에 배가 고플까 봐 몇 숟가락 떠먹는데 먹으면 저녁 내내 배가 불러 불편하다.
아무래도 활동량이 줄다 보니 먹는 것도 그저 그렇다.
하지만 안 먹으면 식욕이 점점 떨어지고 몸도 약해질 것인데 뭐라도 해 먹어야 한다.
무엇을 해 먹을까?
오늘도 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 혼자 자문자답한다. 쇼핑을 해서
얼릴 것은 얼리고 싱싱하게 먹을 것은 냉장고에 모셔 놓았는데 또 습관처럼 물어본다.
돼지고기 삼겹살이 쳐다본다.
수육을
해 먹을까 아니면 소금 간을 해서 양파 넣고 마늘 넣고 볶아 먹을까 생각해 본다.
둘
다 다 맛있는데 오늘은 매콤하게 고추장 볶음으로 먹고 싶다.
돼지고기는 무엇을
해 먹어도 부드러워 맛있어서 먹을 때도 맛있게 먹고 먹고 나서도 기분이 좋다.
물론 입에 살살 녹는 고급 스테이크 도 좋지만 서민적인 돼지고기는 어디에도 어울리고 언제 먹어도 좋다.
오래전
퇴근길에 동네 식당에서
새어 나오는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은 항상 회를 동하게 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그 맛있는 냄새는 언제나 침을 삼키게 한다.
왜 하필 내가
지나갈 때 냄새를 피울까 야속하기까지 할 정도로 맛있는 냄새에 배는 더 고파왔던 기억이 난다.
숯불로
구워 먹는 그 맛있는 돼지고기를 냄새로 먹었는데 지금은 아무 때나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시대가 되었는데 식욕은 그때처럼 좋지 않다.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 되어버려 있으면 먹고 귀찮으면 안 먹는다.
그래도 삼겹살을 보니 무언가 해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일단
먹을 만큼 썰어서 프라이팬에 넣는다.
양파와 소금 후춧가루 마늘가루를 넣고 섞는다.
양파와 마늘 생강 간장 설탕
고춧가루를 넣고
센 불
에 볶아준다.
지글지글하게 익어가면 한번 뒤집어 준다.
골고루 익었다 생각되면 고추장
한 숟갈을 넣는다.
불을 약간 줄여 중불에 놓고 고추장과 익은 돼지고기를 잘
섞은 뒤에 파를 썰어 한번 뒤집어 주면 완성이다.
만들기 쉽고 맛있고 먹고나면 기분 좋아지는 음식이다.
너무너무 맛있다.
특별한 반찬이 필요 없다.
밥하고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만 있으면 된다.
끼니때마다 무엇을
해 먹을까 고민하는데 따지고 보면 그리 고민할 것 없다.
좋아하는
한 가지 요리만 해놓으면 된다.
냉장고를 쳐다보면 반찬이
나오는 게 아니고 미리 만들어 먹을 것을 생각하면 복잡하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해 먹으면 된다.
하루는 돼지고기
그다음 날은 닭고기 그리고 쇠고기로 무언가를 해 먹으면 되는데 매일 숙제 못한 애들처럼 냉장고를 쳐다보며 물어본다.
오늘은 무얼 해 먹을까 영원한 숙제다.
오늘은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으로 숙제를 끝냈다.
내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 즐거우면 된다.
오랜만에 옛날에 먹던 돼지 고추장 볶음을 해 먹으며 그때로 돌아가 보았다.
지금쯤 뒷골목 식당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도 맛있는 돼지고기 냄새를 맛있게 풍기며 장사를 할까 은근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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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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