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함께 산책을...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숲 속의 오솔길을 걸어 나와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책로가 너무 예뻐

사진을 하나 찍고 걸어갑니다

앞에서 걸어가던 개가

컹컹하고 언덕 위를 향해 짖어댑니다

무엇이 있나 하고 뒤 돌아보니…


한 마리가 떡하니 산책로 꼭대기에

앉아 있습니다.

개가 오나보다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이상합니다

개 옆에는 늘 사람이 있는데

사람은 없고 개만 앉아 있는데

앉아 있는 모습이 개와 다릅니다

개가 아니었습니다

늑대였습니다


멀리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역시 늑대가 확실합니다

늑대를 보고 짖어대던 개 주인과

늑대가 아니냐고 물어보니

늑대라고 합니다

지난봄에 숲 속에서

늑대가 새끼 세 마리를 데리고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늑대 가족이 숲에서

사는가 봅니다


어쩌면 오솔길을 걸을 때

뒤에서 따라온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니 소름이 끼칩니다

뒤에서 물으면 꼼짝없이 당하는데….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곳의 늑대는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먹을게 많아서가 아닐까요


숲 속에 토끼가 많았는데

요즘엔 토끼가 없어졌습니다

늑대가 있는 걸 알고

토끼가 피신을 했는지

늑대가 토끼를 다 잡아먹었는지

늑대가 많아졌습니다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니고

지난해에는 동네에 있는 학교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기도 했습니다


개 같은데 개가 아닌

늑대가 산책로 한가운데에

앉아서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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