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걱정을 하며 걱정 속에 삽니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걱정이 가져다주는 것은 슬픔과 아픔인데도 여전히 걱정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네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크게 만들며 잠 못 이루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입니다. 걱정도 팔자라고 쓸데없는 생각에 매달려 어제를 보내고 오늘을 맞이합니다. 어제의 걱정으로 오늘이 힘이 들어도 걱정과 씨름하며 살아갑니다. 하나의 걱정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걱정거리를 만들고 이미 없어져 버린 걱정조차 살며시 꺼내보며 추억합니다. 겨울은 이제 시작했는데 언제 갈지 몰라 걱정하고 봄은 올 생각도 안 하는데 언제나 올까 걱정합니다.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 가 되면 가는 게 인생인데 날마다 알 수 없는 일에 매달려 걱정 속에 살아갑니다.


걱정조차 없으면 무슨 재미냐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사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걱정입니다. 잠이 깨면 오늘은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나 걱정 아닌 걱정을 합니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고 사람도 만나지 못하는 요즘에 하루가 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은 무얼 해 먹나 고민하다가 무언가를 먹으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설거지마저 손으로 하지 않고 기계에 넣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시간이 되면 산책을 나갑니다. 산책하는데 춥지는 않을까 넘아지면 안 되는데 하며 은근히 걱정을 하며 나갑니다. 숲 속에서 혹시 늑대를 만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며 걷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점심은 무엇을 먹나 엉뚱한 걱정을 합니다.


아무거나 냉장고에 있는 것 꺼내서 한 끼 때우면 되는데 특별한 무엇이 있나 생각하며 괜한 걱정을 합니다. 점심을 먹으며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 생각하는데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한일도 없고, 해야 할 일도 하지 않은 채 세월만 까먹으며 하루하루 사는 게 한심 하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입니다. 남들은 다들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살아갈 날이 짧아져 가는데 매일 게으름만 늘고 아무것도 해놓지 않고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려고 세월을 흘러가게 하는지 그것 또한 걱정입니다. 걱정거리가 있어서 걱정하는 게 아니고 걱정거리를 만들며 걱정하고 살아갑니다.


어차피 세월은 오고 온 세월은 또 갈 텐데 세월을 붙잡지도 않으면서 가는 세월을 아쉬워합니다. 기억은 하나씩 둘씩 희미해져 가고 추억도 없어져 가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코로나 핑계만 대고 삽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자유롭게 오고 가리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 변이종이 생겨났다고 세상은 다시 들먹이며 숨죽이고 있습니다. 어디서 온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는 바이러스는 갈 생각은 하지 않고 더 강력해져서 사람들은 갈팡질팡하며 걱정을 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바이러스가 지구를 덮으며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습니다. 언제 끝이 될지 모르는 이 코로나 전쟁 속에 많은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없던 것들이 생겨나고 있던 것들이 없어지는 삶이 어지럽기만 합니다.


무엇이 해답인지 정답을 모르고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한쪽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고통스러워하는데 '죽어라 죽어라' 하는 식으로 다시 또 무서운 폭우가 며칠째 쏟아지고 있습니다. 참 걱정입니다.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것들이 걱정 투성이 입니다. 가축들은 물에 빠져 죽고 집과 나무들은 물에 잠기고 세상은 혼란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거립니다. 아무도 답을 모릅니다. 자연이 하는 일을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직업을 잃고 정부는 직업을 창출하기 위해 빚을 내고 재난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조하기 위해 빚을 내어 보조하며 빚으로 먹고사는 세상이 되어 갑니다. 빚으로 사업을 하고 집을 사고 결혼을 하고 빚으로 국가를 이끌어가며 빚을 얻어 빚을 갚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왜 이리되어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하며 살아왔는데 결국 빚으로 살아온 삶인 것 같습니다. 소기업이고 대기업이고 빚 투성이인 세상에서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데 걱정입니다. 누가 국가를 살리고 국민을 살릴지 모릅니다. 부자나라, 가난한 나라 할 것 없이 문제없는 나라는 지구 상에 없습니다. 국가는 국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난리를 부립니다.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는 하늘을 찌르고 도울 수는 없고 한심합니다. 생각하면 걱정투성이인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보면 대견합니다. 아이들이 살곳이 어디인지 걱정입니다. 빚더미를 물려주고 더러운 지구를 물려주고 가야 할 상황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닌 지 2년이 되어 갑니다. 사람들이 옆에 오면 다가가서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병 걸릴까 봐 뒤로 물러 섭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걱정입니다. 오늘이 무섭고 내일이 두렵지만 선택권이 없는 현대인들은 갈 곳도 설 곳도 없습니다. 뉴스 보기가 두렵지만 안 볼 수도 없고 보면 걱정만 됩니다. 어린 4살짜리가 엄마에게 버려지고 아이는 얼마나 세상이 무섭고 두려웠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사람을 돈을 받고 팔아먹고 가짜 약을 만들어 큰돈을 벌며 살면서 더 나은 삶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그렇게 살아갑니다. 사람을 반겨주는 사회가 아니라 걱정입니다.


사람들은 혼자만의 성을 쌓고 혼자 살기를 원합니다. 혼자 술 마시고, 혼자 밥 먹고, 혼자가 외로워서 죽고, 혼자 죽어도 모르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다 같이, 다 함께, 모두 모여사는 삶은 역사 속에 묻혔습니다. 혼자만 잘살고, 혼자만 잘하면 되는 이기적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이젠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상한 나라에 살아갑니다. 길도 없고, 답도 없고, 미래도, 희망도 없는 이상한 나라에서 살게 될 줄 아무도 몰랐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백신을 만들고 백신이 만병통치가 되어 자유를 찾았나 했는데 새 변이종에는 기존 백신이 일을 안 해서 새로운 백신을 만든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백신을 맞은 인간들의 몸은 어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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