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가버린 그대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그대는 왜

매사를 그대 마음대로 하시나요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그대

아무 때나 왔다가

아무 때나 가버리는

그대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그대가 오지 않기를 바랄 때는

소식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고

오기를 기다리면 오지 않는 그대

그대가 오면

그대와 함께 하고

그대가 가면

나 혼자 그대를 기다리며

그리워해야 하는데

매정한 그대는

간다는 말도 없이 가버리고

언제 온다는 기약도 없이

소식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언제 올지 모르는 그대를 생각하며

가만히 누워 기다려보지만

어디로 간지조차 모르는 그대는

아주 멀리 가서

누군가의 품에 안겨

사랑을 나누고 있나 봅니다


차라리 오지 않을 그대라면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이제 나도

떠나버린 그대를 잊고

깜깜한 암흑 속에서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세상을 바라봅니다.


오지 않는 그대는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가십시오

더 이상 그대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올 때가 되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오는 그대

기다림에 지쳐 방황하며

다시 한번 눈을 감고 기다려봅니다


한번 간 그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오고 싶을 때 오는 그대이기에

언젠가 돌아올 것입니다

다시 만나는 날

그대와의 뜨거운 포옹을 기다립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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