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웃는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새들이 나뭇가지를 오르내리며 논다.

한파가 떠난 겨울에 봄이라도 온 듯

푸근한 날씨가 괜히 밖을 기웃거리게 한다.

파란 하늘에 해님이 얼굴을 내밀고

세상을 비추고 나는 웅크리고 있던 어깨를 펴 본다.

영하 30도의 무시무시하던 한파는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더니

영상의 온도는 하얀 세상을 다 녹인다.

춥거나 덥거나 집안에서 있기는 마찬가지인데

괜히 날씨에 따라 마음이 움직인다.

코로나 확진자가 무섭게 늘어나

이제는 웬만하면 검사도 필요 없다.

지난번에 무료로 준 자가테스트를 이용하고

아프면 집에서 알아서 격리하며 살아야 한다.

원래 감기에 걸리면 집에서 쉬면 낫는 것인데

코로나니 뭐니 확대화시켜

불안감만 조성해 사회만 시끄럽다.

코로나 증상이 있으면 코로나라 단정하고

격리하면서 집에서 앓으면 된단다.

앓다 보면 더 아프기도 하지만

시간이 가면 조금씩 낫는데

법석을 떨며 난리를 친 게 헛수고가 되었다.

죄 없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모든 것을 잃고 허덕이고 있다.

지하철도 시장도 사람들로 꽉 차있는데

식당과 영화관에는

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화점과 쇼핑센터에

백신 패스가 필요한 세상이라니...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며

꼼짝 못 하게 하는 세상에 산다.

이곳저곳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보조금 몇 푼으로 표를 얻겠다며

목소리 높이는 야비한 사람들의 본심을 안다.

목소리 큰 사람과

얼굴 두꺼운 사람이 이기는 세상인가?

누가 세상을 이끌어갈지 모르지만

하고 싶은 말이나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산다.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한 채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되어 산다.

옛날 영웅들의 동상이

길거리에 내팽개쳐지는 현실에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는가.

지금의 영웅은 미래에는 어찌 될 것인지 의문이다.

잘하고 못 하고는 역사가 증명하고 세상은 변한다.

누구나 죄를 짓고 산다.

돌을 던지고 돌로 친다고

세상이 다 깨끗해지지 않는다.

세상은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할 때 깨끗해진다.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네 탓이라 고 한다면 세상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리는 자살행위다.

감기 증상이 있으면 집에서 앓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의사한테 처방받고

약을 먹고 고치면 되는데

전염병이라고 이름 지어서

세상만 더 혼란에 빠뜨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우왕좌왕하며 갈팡질팡한다.

의료시스템은 위태롭고 해결책은 없다.

안 아프고 다들 건강해서

병원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겠지만

코로나의 장기화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상대의 잘못만 눈에 띄는 세상이다.

칭찬하고 격려하며 등을 두드리고

용기를 주며 함께 걸어가는 세상이 되기는 힘든 것인가.

머지않아 코로나는 없어질 것이다.

백신을 세 번씩이나 맞아도 걸리는 코로나다.

안 아파도 양성이고 아파도 음성이다.

멀쩡한데 격리하고 세상은 요지경이다.

무엇이 해답인지 모른다.

오늘은 오랜만에 나온 햇빛과 놀아야겠다.

코로나가 세상을 점령해도

하늘 문을 열고 나오는 해님의 발 길은 막을 수 없다.

지붕의 눈을 녹이며 고드름을 만들고

눈사람을 녹여 쓰러뜨린다.

부엌에서 설거지하는

나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하고

어깨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함께 놀자고 한다.

세상은 세상대로 놀게 하고

나는 부엌에 찾아온 따스한 해님과 논다.

사과나무에 쌓여있던 눈이 녹아

방울방울 물이 되어 떨어진다.

오랜만에 본 파란 하늘이 웃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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