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맞은 오늘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무엇이 그리 바쁜지

오늘만 사느라

준비 없이 산다


내일이 있음을 알아도

내일이 올 것을 믿으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당연한 듯 살아간다


언젠가 떠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 이건만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 없이 산다


그 많은 세월을 받아

하루하루 까먹으며

지난날을 아쉬워하며

후회와 미련 속에

오는 날을 준비 없이 맞는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것을

누군가가 해주기를 바라며

시간을 흘려버렸다


앞만 보고 달려온 어제처럼

준비도 계획도 없이

어리석게 맞이하는 오늘

봄이 오면

머지않아 겨울도 오는 것을

알지 못한

봄이 온다고 좋아하며

겨울을 걱정하지 않고

살아온 세월이다


삶은

오고 가는 계절이라는 걸

알면서도

준비 없이 살아온 세월은

흐르는 강물 따라

무심히 흐른다


잡히지 않는 시간

따라갈 수 없는 날들

어제를 살았듯이

오늘은 오늘대로 살고

알 수 없는 내일이

오늘이 되면 알게 되리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천천히 구경하고 올까 말까 하며오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