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42년, 내 나이도 마흔두 살

by Chong Sook Lee



오늘은 캐나다에 온 지

42년이 되는 날이다.

1980년 4월 16일에 캐나다에

새로 태어나

이민 나이 마흔두 살이 되었다

42년 전,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캐나다로 이민 오던 날

비행기 아래로 내려다본 캐나다는

파랗게 봄을 맞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4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남편과 둘이 시작한 이민생활이

세 아이들이 다 자라 짝을 만나

각자의 가정을 이루어 살게 되어

다시 우리 둘만 남았다.

42년이란 세월을 사는 동안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큰아들이 2살 때

아파트 3층 베란다에서

땅으로 떨어지고,

단추를 사탕인 줄 알고 먹어

응급실로 달려간 일,

둘째 아들이 팔이 빠지고,

스키를 타다가 다쳤던 일

막내가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발을 데어 병원에 다니던 일

하나하나 생각하면

지금도 또렷이 생각나는

위험하고 아슬아슬했던 날들

그 외에 사춘기를 겪으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지나간 추억의 날 들이다.

한국에 돌아가서

살고 싶던 날도 많았고,

이민 온 것을

후회하던 세월도 있었지만

지금은 캐나다 사람이 되어

뿌리를 내리며 살아간다

한국에 산 세월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사는 동안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고

향수병에 걸려 흘리던 눈물은

잘 자란 아이들을 바라보며

기쁨과 행복이 되어 웃음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짧지만

여전히 앞으로 간다.

처음 이곳에 올 때의 두려움은 없고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든지

걱정 근심 없이 산다.

하늘이 도와 지금껏 살았고

앞으로도 보이지 않는 손길은

우리를 보호할 것 임을 알기에 두렵지 않다.

삶이란 이처럼

세월 따라 계절 따라 살아가는 여행이다.

지금껏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내가 선택한 길을 걸으며

최선을 다하면 된다.

하루를 만족하고 살면 일 년이 행복하고

남은 삶도 감사 속에 살면

날마다 행복을 만날 것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바라기보다

내가 가진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는 절로 나온다.

아무것도 없던 날들에서

이제는 열두 명의 가족이 되었고

아이들은 사회 각처에서 활동하며

건강하게 살아간다.

이민 42년이라는 세월 따라

나이가 들어 반백의 머리가 되었고

얼굴에는 연륜의 강이 흐르지만

오지 않은 내일은 걱정하지 않고

내게 온 행복에 감사한다.

든든한 마흔두 살의 나이로

씩씩하고 건강하게

사랑하고 이해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산다.


42년의 이민생활을 자축하며

앞으로의 삶을 향해 부라보!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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