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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닥터 구자룡 Aug 11. 2017

반농반X의 삶

[북브리핑]


반농반X의 삶, 시오미 나오키, 더숲, 2015.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찍 고향인 시골을 떠나 도시로 유학을 했다. 이게 나름 자랑스럽기도 했고, 나름 자기 만족도 되었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는 착각도 하고 살았다. 늘 농사일에 대해 나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때 농사철이 되면 주말에 시골로 내려가서 농사일을 돕기도 했고 지금도 시골에만 가면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해야 하니 즐거움이라기보다는 고단한 일이었다. 다만 나를 위해 그 때나 지금이나 열심히 농사일을 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육체적으로 무리를 해서라도 일을 했었다.


그런데 반농반X를 읽으며 그동안 생각했던 농사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도 고향에는 4촌 형들이 전업농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라고만 생각했지 반농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자급할 정도만의 농사일이라면, 그리고 나머지 반은 나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앞으로 다가올 서울 기반의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길 수 있으며 또한 막연하게 생각하던 고향에서의 삶다운 삶에 대해서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고향 이야기가 나오면 ‘의성은 볼 것이 없다’, ‘구경할 만한, 쉴 만한 곳이 못된다’, ‘오로지 농사일만 한다’ 등과 같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 역시 모르고 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협소한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다. 지역학이란 용어가 나왔다. 지역에 없는 것 찾지 말고, 이미 있는 것을 찾아내자는 취지에 공감이 되었다. 


앞으로 나의 X를 찾아야겠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p.5. 반농반X(半農半X)라는 말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두 개의 축을 표현한다. 하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생활의 기반으로 삶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타고난 재주를 세상에 나눔으로써 인생, 혹은 사회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p.9. 하늘의 뜻에 따라 작은 생활을 영위하고 타고난 재주를 세상을 위해 활용하는 삶의 방식을 나는 1995년경부터 반농반X라고 불러왔다.

p10. ‘하늘의 뜻에 따르는 생활’이란 대량 생산, 운송, 소비, 폐기를 멀리하는 ‘순환형 사회’를 지향하는 삶이다. 또 ‘타고난 재주’란 각자가 가진 개성, 장점, 특기를 가리킨다.

p.11 괴테의 시에 "마음이 바다로 나아갈 때, 새로운 말은 뗏목이 된다"라는 구절이 있다.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말,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의식을 바꾸고 상활 방식을 바꿔줄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p.51. 지금은 무언가 큰 것보다 ‘작은 것’과 ‘알찬 것’이 필요한 ’Slow and Small is Beautiful’의 시대다. 생활이 축소되면 힘들 것 같겠지만, X가 있어서 마음은 항상 넉넉하다. 그 진정한 기쁨은 생활 규모가 축소되는 아쉬움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다.

p.52. [덧셈의 시대, 뺄셈의 사상]

p.52. ‘편리함, 쾌적함을 추구한 결과 인간은 과연 행복해졌는가?'

p.64. ‘지금 이대로 좋을까? 무언가 달리 할 일은 없을까?'

p.97. 지금은 이렇게 도시 사람이 시골로 여행을 가는 시대다. 농가 민박은 어떤 의미에서는 혁명적인 발상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자신을 조용히 돌아볼 만한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p.100. 지역학이란 지역민(토박이)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지역 자원 및 생활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외부인(뜨내기)의 관점으로 발굴해 지역 활성화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p.100. 잡지 [증간 현대농업]의 편집자 가이 료지 씨는 지역학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역학은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이 아닌 있는 것 찾아내기다. 이제는 대도시를 부러워하면서 ‘여긴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하지 말자.

p.102. 20세기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지역에 이미 존재하거나 잠재된 보물(자원, 유산, 경험, 기억)을 재조명하는 ‘있는 것 찾아내기’로 지역 활성화의 방향이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p.140. “나카무라 게이코 씨는 말했다. “자원이 무한하다고 믿었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후세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분(分)에 넘치게 행동한다면 미래 세대에 커다란 짐을 지우게 될 것이다.”

p.140. 나는 “일곱 세대 후의 자손’까지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결정하는 북미 원주민 이로쿼이족의 철학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p.143. 우리는 완전한 실존으로서의 삶을 잊고 ‘부분’으로서 살고 있다. 과연 그것을 정상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반농반X가 그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p.145. 동물과 곤충, 식물이 나고 죽는 생과 사의 세계를 관찰하다 보면 저절로 유구한 자연과 덧없는 인생을 대조하게 된다. 아름다움에 감동할 줄 아는 감각, 인간에 대한 감사의 마음, 모든 감성이 거기서 솟아난다.

p.145. 레이철 카슨의 [센스 오브 원더]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아이는 천부적 호기심을 언제나 생생하게 유지하려면 우리가 사는 세계의 기쁨, 감격, 신비를 함께 찾아가며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아이 곁에 있어야 한다.”

p.149. 잡초에 반대되는 ‘익초(益草)’라는 말을 만들어 낸 ‘농업과자연연구소’ 대표 우네 유타카 씨는 “새로운 말이 생기는 것은 새로운 관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새로운 관점은 새로운 말을 유도한다”라고 말했다.

p.150. ‘기한이 없는 꿈은 실현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p.164.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인간에게는 야성이라는 강장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월든

p.164. 생명의 순환, 만물과의 대화, 이런 기본적인 감성이 넘치는 곳이 바로 시골이다. 감성은 사고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p.166. [경제인류학에의 초대]라는 책에는 파푸아뉴기니의 오로카이바족 소녀가 결혼하기 전에 상대의 채소밭을 보러 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채소밭에서 상대의 성격을 읽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p.170. 마하트마 간디도 “세상이 변하기를 원한다면 자신이 먼저 그 변화가 돼라”는 말을 했다.

p.173.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제멋대로 산다는 뜻이 아니라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하며 산다는 뜻이다.

p.193. 인간 발달의 역사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삶의 지혜를 전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p.201. 앞으로는 있는 것 찾아내기를 통한 마을 정비가 마을 만들기의 큰 테마가 될 것이다. ~ 최근에는 이를 ‘마을 기르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p.235. X를 찾거나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키워드(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라이프 워크, 테마 등) 세 가지를 써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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