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차게 살아내겠다. 2024년
새 해, 해돋이를 보러 가는 인파들이 이해가지 않았다. 어차피 매일 뜨는 해. 오늘도 떴고 내일도 뜰 것이다. 년도가 바뀔 뿐인데 애써 그렇게 해를 보러 가냐며,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그들을 조소했었다.
6개월간 함평에 있는 기본학교에서 최진석 교수님께 가르침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들은 적어도 '의미부여' 하며 살고 있었구나. 오만방자하여 스스로를 똑똑하다 여긴 나는 모자라고 또 모자란 사람이었다.
2024년 새벽, 최진석교수님과 기본학교 졸업생 그리고 현재 4기 동문들과 고산봉을 올랐다. 기본학교 3기를 다니며 몇 번이고 본 해돋이였지만 내게 특별했다. 2024년이 거대하게 다가왔다. 발갛게 오르던 해가 뻘겋게 올라오는 순간 내 머리를 스치는 형용사가 있었다.
'가열차게'
곧이어 다짐했다.
평소 잘 쓰지 않던 단어라 집으로 돌아와 '가열차게' 단어의 뜻을 찾아봤다.
가혹하고 격렬하다.라는 뜻이었다. 뜻을 정확히 알고 쓴 것은 아니었는데, 나에게 이렇게 적확할 수 없었다.
가혹할 만큼 격렬하게,
가혹할지언정 격렬하게,
가혹할 정도로 격렬하게,
살아내겠다. 202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