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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축구 May 30. 2024

그렇다면 이제 난 무얼 해야 하나?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한국에 돌아왔다. 현실을 마주했다.


호기롭게 '교사'를 그만두었다고 하지만, 사실 2월 말까지는 학교 소속이었기 때문에 나는 나도 모르게 아무런 '적'이 없어지는 3월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3월부터는 좋게 말하면 '자유인'이었지만 다르게 말하면 나는 무직자, 백수였다. 미국, 멕시코, 아르헨티나를 다니고 한국에 돌아와서야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언가?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시간은 많고, 해야 할 일은 없다"


아마도 내 상황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자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집 근처 석촌호수에서 가끔 러닝을 뛰었다.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들 줄은 사실 몰랐다. '해야 할 일'은 인간에게 꽤 많은 것을 제공해 준다. 보통 해야 할 일은 하면 돈을 벌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을 하고 나서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게 만들어 준다. 또한, 놀 때나 쉴 때도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것을 위안 삼아 더 마음 편하게 놀고 쉴 수 있다. 하지만 그 해야 할 일을 벗어난 나는 불안했다. 그중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근무하던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 번 시간제 강사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내게 항상 큰 에너지가 된다.

그래도 나는 애써 매일 운동했고, 한 페이지라도 책을 읽었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한 줄이라도 일기를 썼다.

그렇게 3월이 지나갔다.

3월 23일의 일기. 그래도 한 줄 애써 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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