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는 내용이 있다. 글의 내용은 ‘어떤 대상에 관한 자기 생각’이다. 글을 쓰는 데에는 대상을 다루는 틀이 있는데, ‘소재’, ‘제재’, ‘주제’가 바로 그것이다. 소재는 글을 쓰는 사람이 전혀 손대지 않은 글감이다. 제재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요소, 특성이다. (이 둘을 묶어 ‘화제’라고 일컫는다) 주제는 제재에 관하여 글을 쓰는 사람의 생각이다.
글쓰기를 ‘토마토 달걀 볶음’이라는 요리에 비유하자면, ‘소재’는 날 것 그대로의 토마토이다. 여기서 토마토 껍질에 십(十)자 칼집을 내고, 펄펄 끓는 100캜의 물을 토마토 위에 부어 껍질을 살살 벗겨낸다. 양파는 어슷썰기로, 마늘은 다져둔다. 이렇게 다듬어낸 토마토, 양파, 마늘. 이것이 ‘제재’이다. 프라이팬에 올리브기름을 두른다. 센불에 마늘과 양파를 넣고 후추를 뿌린 다음 익을 때까지 볶다가 달걀을 넣는다. 스크램블이 되도록 휘휘 저어주다가 토마토와 케첩을 넣고 또 3분 정도 저어준다. 마지막에 파슬리, 바질 가루를 뿌려준다. 이 과정에서 요리하는 사람이 머릿속에 떠올렸던, 이 요리에서 바라는 그 맛이 ‘주제’이다.
글을 쓰기 전에는 ‘화제’와 ‘주제’ 이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즉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화제), 그리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주제)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이 나와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시장에 갈 때, ‘오늘 저녁에 무엇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을 것인가?’(주제) ‘그것을 먹기 위해서는 어떤 재료가 필요한가?’(화제)를 생각한 다음, 문밖을 나서는 것과 같다. 같은 소재라 할지라도, 그것에서 제재를 끌어내어 주제로 파고드는 힘은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