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휴재 중]
요즘 사람들은 밥을 빨리 먹습니다.
아침은 편의점 삼각김밥, 점심은 책상 앞에서 배달 음식, 저녁은 혼자 스마트폰을 보며.
평균 식사 시간은 10분.
빨리 먹고, 빨리 일하고, 빨리 살아갑니다.
지하철을 타봤습니다.
칸 안에 50명쯤 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45명이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옆 사람을 보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창밖을 보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그냥 멍하니 있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바쁘게 무언가를 보고, 읽고,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요?
언제부터 혼자 밥 먹는 게 자연스러워졌을까요?
언제부터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는 게 어색해졌을까요?
언제부터 "오늘 어땠어?"라고 묻는 게 부담스러워졌을까요?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잃었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를 잃었습니다.
그냥 멍하니 하늘을 보는 순간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더 빨라졌지만, 더 외로워졌습니다.
더 많이 연결되었지만, 더 단절되었습니다.
더 많이 소통하지만, 더 이해받지 못합니다.
카카오톡 친구는 500명인데, 진짜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은 없습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000명인데, 내 생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연락처는 넘쳐나는데, "밥 한번 먹자"고 전화할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달, 한 기사를 봤습니다.
"20대 직장인의 70%가 점심을 혼자 먹는다"
댓글에는 이런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같이 먹으면 신경 쓰여서 싫음" "혼밥이 편함" "굳이 누구랑 먹어야 하나"
틀린 말은 아닙니다. 혼자 먹는 게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편함'을 선택하면서 잃어버린 것은 없을까요?
밥을 함께 먹는다는 건 단순히 음식을 나눠 먹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나누는 겁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겁니다. 마음을 나누는 겁니다.
"이거 맛있다" "나 이거 못 먹어" "하나 더 시킬까?"
이런 사소한 대화들이 관계를 만듭니다.
함께 웃고, 함께 투덜대고, 함께 배부르게 먹는 그 시간이
나중에 '추억'이 됩니다.
요즘 사람들은 '혼자'를 선택합니다.
혼밥, 혼술, 혼영(혼자 영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닐까요? 혼자 있는 것에.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하는 게 오히려 불편해진 건 아닐까요?
한 독자분의 경험담에 따르면
그녀는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20대로 보이는 연인이 앉았습니다.
둘 다 핸드폰만 보고 있었습니다.
30분 동안 서로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커피가 식어가는데도 둘 다 각자의 화면만 보고 있었습니다.
함께 있지만 함께 있지 않은.
그게 요즘의 모습인가 봅니다.
이런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와 제대로 밥을 먹은 게 언제인가요?
핸드폰 보지 않고, 상대방의 눈을 보며,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며 천천히 먹은 식사.
일주일 전? 한 달 전? 아니면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래전?
우리는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는 걸까요?
하루에 3시간씩 유튜브를 봅니다. 하루에 2시간씩 인스타그램을 봅니다. 하루에 1시간씩 넷플릭스를 봅니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밀린 겁니다.
'사람'이.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제안합니다.
이번 주, 단 한 끼만이라도 누군가와 제대로 밥을 먹어보세요.
부모님이어도 좋고, 친구여도 좋고, 연인이어도 좋고, 동료여도 좋습니다.
핸드폰은 가방에 넣어두세요. 최소 30분은 함께 앉아있어 보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 "힘든 일 없어?" "이거 맛있다, 먹어봐"
이런 대화들을 나눠보세요.
어쩌면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할 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침묵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처음부터 편한 관계는 없습니다. 시간을 들여야 편해집니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
'우리'가 됩니다.
10년 후, 20년 후를 상상해봅니다.
당신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혼자 먹었던 배달 음식? 혼자 봤던 유튜브 영상? 혼자 보냈던 주말?
아니면...
친구와 함께 먹었던 치맥? 가족과 함께 먹었던 저녁? 연인과 함께 나눴던 대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빠른 배달도, 더 좋은 콘텐츠도, 더 편한 서비스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함께 밥 먹을 사람입니다.
이번 주말, 핸드폰 내려놓고 누군가와 밥 먹어보세요.
"별로 할 말 없는데..." "만나기 귀찮은데..." "그냥 집에 있고 싶은데..."
이런 생각이 들어도 일단 나가보세요.
만나보세요. 밥 먹어보세요. 이야기해보세요.
그 한 끼가 훗날 당신의 가장 소중한 기억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월요일에 다시 만나요.
그때는 억해와 서영의 첫 저녁 식사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두 사람도 처음엔 어색할 겁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겁니다.
하지만 함께 밥을 먹으며 조금씩 가까워질 겁니다.
그게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방식이니까요.
여러분이 오늘 저녁 누군가와 함께 하길 바라는 작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