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마음에 비친, 네모난 햇빛

아셋맘의 공감공간

by 이지현

한 초등학교에서의

연극예술수업 시간.


3학년이 된 열 살 아이들에게

2학년 때보다 더 좋아진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섯글자로 줄여

앞에 나와 큰 소리로 말하게 했지요.



"수학좋아져" "달리기잘해" "책을잘읽음"

"영어를한다" "목소리커짐" "심부름잘해"

"문제잘푼다" "친구많아져" "발표력쑥쑥"



다양한 것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공부나 능력신장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자신의 순서가 되자 작고 아담한

한 남자아이가 쭈뼛쭈뼛 나왔습니다.



"꾹꾹잘참아..."



3학년이 되어

2학년 때보다 더 좋아진 것이

잘 참는 것라니, 궁금해져

조용히 이유를 물었습니다.


"엄마한테 혼나도 잘 참아요.

공부할 때 눈물 나와도 잘 참고,

학원에서 소리지르고 싶어도 잘 참고..."


순간 마음이 덜컹.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 지 모르겠더군요.


목소리도 크고,

다른 친구들과 달리

자신의 감정이 좋아진 것을

잘 짚어냈다며 칭찬을 해주고

자리로 돌려보냈습니다.


잠시 후, 그 아이는

한 친구의 핀잔을 오해해

엎드려 울고 말았습니다.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인지,

그동안 참고 있었던 감정이 폭발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데,

엄마인 우리는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오늘도 아이 공부에 열중합니다.


아이들이 뒹굴던 방을 걸레질 하다가

네모난 햇빛을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네모난 햇빛도 소중한 햇빛이고,

동그란 햇빛도 소중한 햇빛인데


왜 우리는, 이 세상은

내가 생각한, 세상이 정해놓은

모양의 햇빛만 햇빛이라고 말하는 걸까.



"꾹꾹잘참아..."


아이의 목소리와

입술을 꽉 다문채 자리로 돌아가던

그 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립니다.


오늘따라

딱딱해 보이는 햇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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