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셋맘의 사물정의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런 걸 '깜놀'이라고 하나봅니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얼마나 놀라고 창피하던 지.
우연히 아무생각 없이 쳐다본
내 옷차림에 '허걱'했습니다.
샛노란 개나리색 파카에,
엄마가 준 진한 꽃분홍 털장갑,
아이 준비물을 넣어갔던 하얀 쇼핑백,
실내복으로 즐겨입는 펑퍼짐 까만 바지.
우와. 진짜. 아줌마다.
그것도 매우 촌스런 아줌마.
추워서 생각없이 마구 입었더니
진짜 가관이더군요.
실실 웃음 날만큼.
집에 들어와 얼른 옷을 벗다가
거울에 비친 모습에 또 한번 박장대소.
(저 차림새에
초록색 털모자까지 쓴 건,
쉿! 비밀이에요... 에휴~)
엄마에게 < 패션 >이란?
엄마가 되고 난 뒤
감을 잃어도 너무 많이 잃어버린 것.
감을 되찾기엔 너무나 멀어졌고
감을 잡기엔 너무나 지쳐버린 것.
신경써서 차려입은 날엔
유난히,
더 어색하고 더 촌스러워보이는 것.
아이들에게 밀려,
살림육아에 떠밀려,
이일저일에 등떠밀려,
관심갖기도 힘들고
관심갖기도 귀찮아진 것.
이젠 내 몫이 아닌,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
마네킹이 입은 그대로 홀딱 벗겨와
그대로 내가 입었으면, 하는 마음.
아무리 공부하고 연구해도 내가 하면
안될 것 같은, 자신감 뚝 떨어진 분야.
엄마인 나의 목표는.
예쁘게가 아닌 깨끗하게,
멋지게가 아닌 단정하게,
여자답게가 아닌 여유롭게,
그리고...
'제발, 안 이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