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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EO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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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나눔 Jan 27. 2023

강력한 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참 재미있는 나라다.


작은 섬나라, 도시 국가가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산다.

1인당 국민 소득이 우리나라보다 약 1/3 이상 많다.

마치 홍콩과 같은 나라다.

금융과 물류의 허브 역할을 하여 부를 만들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정유 산업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석유 산업의 비중이 크다.

북서부에 있는 대규모 정유 공장을 보면, 여기가 과연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인가 의심이 든다.

많은 원유가 싱가포르를 통과하면서 정제되어 다시 수출된다.


싱가포르는 지정학적인 위치를 절묘하게 활용한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넘나드는 배들은 싱가포르에서 쉬고 급유를 받고 간다.

다국적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본사나 법인을 설립하여 지리적 잇 점을 누린다.

전략적으로 책정한 낮은 세금과 관세는 기업들을 불러들인다.

그럼, 싱가포르는 뭘 먹고 사냐고?

그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소비를 하고 고용을 창출한다.

싱가포르에 정착한 기업들의 부는 그대로 싱가포르의 부가되는 것이다.


그래서 싱가포르도 빈부의 격차가 적지 않다. 

부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들어 1인당 국민 소득은 높지만, 높은 물가에 근근이 생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에서 약 70% 이상의 국민들에게 공공임대 주택을 제공해서 주택 문제가 적다.

서민들은 최소한의 복지는 누리면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번 출장길에도 무덥지만, 질서 정연하고 깨끗한 도시는 국가의 전체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을 다시 느꼈다.    


한 사람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지만, 싱가포르는 그 무게가 좀 더 크다.

현대 사회에서 독재를 하는 리더의 말로는 대부분 비극이거나 비난으로 점철되는 현실에서 싱가포르는 예외이다.

나는 이것이 가장 부럽다.

독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하고 최소한의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희생할 마음이 있느냐이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그 리더의 마음을 잘 간파했기에 아직도 서점에 가면 싱가포르에서 출간된 책의 1/3 정도가 그 리더에 대한 이야기로 꽉 차있다.

박물관에는 그의 사진과 동영상,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분리당할 때, 눈물을 흘리는 그의 얼굴에서 독재자 이미지보다는 국민을 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싱가포르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실용'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은 도시국가지만, 강력한 국방력으로 인접 국가들이 감히 넘볼 수 없고 포용과 강력한 법치로 화합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 개방 정책과 과감한 유인책으로 부자들을 끌어들이는 것, 최대한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하는 것에서 그들의 '실사구시'는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규모나 환경, 역사를 보아서 쉽지 않다.

하지만,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우리나라가 과감한 정책 변화, 인식 전환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한다.

그것이 국가의 변화와 발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달리 기업에는 독재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독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하고 최소한의 선을 넘지 않는 리더쉽이 필요하다.

직원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희생할 마음이 있는 리더를 독재자라고 하지 않고 우리는 '강력한 리더'라고 한다. 

강력한 리더는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고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을 위해 언제까지 독재를 해야하는 지,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해야 하는 지 정확히 알고 실천한다. 그리고 결국 구성원들은 후에 리더의 진심을 알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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