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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나눔 May 21. 2023

그리운 얼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어제 들었던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가요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오르게 한다.  

두 분 다 평균 수명보다 두 세 살 덜 사시고 돌아가셨다.

90세를 훌쩍 넘기며 살고 계신 노모와의 에피소드를 말하는 지인이 부러웠었다.

눈이 많이 온 날은 50이 넘은 아들이 걱정이 되어서 눈길에 조심하라고 하시던 어머님. “어머니나 조심하세요!”     


아버님은 언제나 성실하셨다. 평생 다른데 눈길을 돌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셨다. 지방 산골짜기에서 농사를 지어서는 아이들 삼 형제 교육을 못 시킨다고 상경하여 리어카 과일상, 식당 등을 부지런히 하셨다.

천성이 너무 착하고 정직하셨다. 조그만 논을 팔아 집을 사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점점 가세가 기울어져서 나중에는 포장마차를 하기도 했다. 내가 포장마차 리어카를 몰고 동네 길가에서 아버님 장사를 도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힘들다는 생각은 없고 그냥 재미있었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인정이 많으셔서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셨다. 식당 가게를 무작정 상경한 청년의 숙소로 제공하고 밥을 먹여주었고, 그 청년이 한참 후에 정착하고 안정이 되어 감사의 마음으로 명절 때마다 선물과 함께 찾아왔었다.      


어머님은 현모양처 스타일의 여성이었다.

말이 적고 보일 듯 말 듯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얼굴이 그립다.

남편을 열심히 도왔지만, 매번 실패를 맛보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으리라.

품앗이 계를 주관해서 수년을 이어온 것을 보면, 오히려 어머님이 더 비즈니스에 적합한 분이었던 것 같다. 내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인천에 빌라 한 채를 장만하여 내 집을 갖게 된 것도 어머님의 수완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관계를 잘 유지하는 비결이 있으시다. 항상 사람들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적절한 타이밍에 칭찬하는 것은 그분의 특기였다.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고 적절한 맨트로 분위기를 리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머님 주위로 모여들었다.     


비록 가난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삼 형제가 장성하여 각자 영역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니, 부모님은 보람된 인생을 사셨다. 아들들이 모두 결혼하여 건강한 손자, 손녀들을 보셨으니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 두 분은 행복한 인생을 사셨다.

비록 가난했지만, 그분들의 성실과 정직, 타인을 위하는 마음은 금은보화보다 더 값어치 있고 사라지지 않는 유산이 되었다.      


일상에 잊혔다가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볼 때는 생각이 난다,

함께 방문했던 여행지의 한 장소에서 코가 시큰해지기도 한다.

문득 떠오르는 인자한 미소에 울컥한 마음으로 화답하곤 한다.     


두 분 모두 잘 계시죠?

하늘에서 굽어보시는 아버님, 어머님께 인사를 한다.

저도 잘 지내요. 덕분에요.

살아생전 이 말이 왜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을까? 후회가 된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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