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상에서 배운 회복의 힘
“회원님, 살빠지셨어요?”
PT를 받으러 갔는데 선생님의 첫 인사. 그럴 리가 없는데. 지난 2박 3일간, 친정에서 배고플 틈없이 엄마가 차려준 밥을 열심히 먹었기 때문. 살이 쪘을까봐 걱정하며 집으로 왔는데, 살이 빠질 리가. 선생님의 말을 부인하며 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살이 찌지는 않았다. 붓기도 좀 빠진 것 같고. 그러고보니 어제 밤 체중계에 올라가서 생각보다 체중이 늘지 않아서 안도하기도 했다. (물론 빠진 건 아니었음.)
그러고 보면 무엇을 먹는지는 참 중요하다. 3일 내내 배가 부를 정도로 열심히 삼시세끼를 챙겨먹었지만 밭에서 갓 수확한 시금치, 봄동, 쪽파나물에 싱싱한 전복, 잣으로 끓인 잣죽, 맛있는 소고기까지 건강한 집밥을 계속 먹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제 아침에는 양배추, 브로컬리 스무디까지 만들어 먹었다.
집에 있으면 너무나 쉽게 먹었을지도 모르는 아이스크림도, 라면도, 스팸 하나도 먹은 기억이 없다. 가공식품이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 편리함에 쉽게 손이 가곤 하는데. 3일만 충실히 집밥을 먹어도 속이 편하고 몸이 가볍다.
작년 이 맘때였다.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며 식단을 건강하게 바꿨다. 몇 주간 이런 생활을 이어갔더니 살도 빠지고 피부도 맑아졌다. 화장품을 바꾼 것도 아닌데, 거울을 볼 때마다 윤기가 돌았다. 식품 첨가물이나 정제된 설탕,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단기간에 변화가 생길 줄은 몰랐다. 그저 '건강에 좋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효과가 나타났다.
식욕의 변화도 놀라웠다. 원래는 밥을 먹고 나면 항상 달달한 디저트가 먹고 싶었다. 밥을 실컷 먹고도 케이크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그런데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니 그런 음식들이 오히려 너무 달게 느껴졌다. 한번은 친구를 만나 달달한 초콜릿 케이크를 먹었는데, 전에는 맛있게 느껴졌던 것이 이제는 지나치게 달아서 몇 조각 먹고 나니 속이 불편했다.
"내 입맛이 변하고 있구나."
그때의 깨달음이 이번 부모님댁 방문을 계기로 다시 떠오른다. 내 몸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과 단순히 중독되어 있던 것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공식품과 설탕에 길들여진 미각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겠다. 내 몸의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입에 넣기 전 생각해보자.
무엇을 먹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