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아들 둘 키우기

Ep.1 대한민국 아줌마로 살기

by Esther Cho

내게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늦게 결혼을 해서

늦게 낳은,

네 살 터울의 두 아들이 있다.


두 아이가 모두 음악을 전공하고있다.


나는 어느순간,

분당이라는 우물안에서,

계획에도 없던 두 아이들을 예체능으로 키워낸 대단한(?)엄마가 되있었다...ㅜㅜ


아이들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어느 누구라도 예상할수있는..그런 우여곡절과

그러나,또 어느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아주 아주 많다.


분명히,

남편과 같이 시작한 우리부부의 과업(?)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남편에게조차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

남편에게조차 민망해서 다 꺼내지 못한 이야기.

남편이 실망할까봐 숨겨왔던 이야기.

그래서,

혼자 끙끙 앓고, 누르고, 삭이며 밟고 지나왔던...아주아주 많은 이야기들.


그 수많은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하나하나 펼쳐내기 전에,

그 아이들을 키워내기 훠~~얼 씬 이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먼저, 내 이야기를 해야할것같다.


나는,

내 부모님이 굳이 음대를 보내어 피아노를 전공시키지 않으셨어도,

음악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재능이 있었고, 호기심도 많았다.

(노래 부르는 것만 빼고~^^;;;)



나는 옛날부터 현악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에 대한 로망,열망,동경..이다.



바이올린 케이스를 메고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워서, 대학다닐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돈으로 바이올린을 사서 메고다닌적도 있다.

그때만 해도 바이올린 케이스는 바이올린 악기모양으로 만든 하드케이스가 많았다.

짙은 네이비색상의 케이스안에 들어있는-- 당시 15만원의 거금을 주고 산 -- 바이올린을 들고,(아니,메고~) 괜히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지하철을 타고 한바퀴 돌다오기도 했다.

물론, 레슨도 받았다...

그렇지만, 그 옛날 시절에도 원타임 레슨비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감당할수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므로,

정확히 두번 레슨을 받았고,

그..채워지지않는 갈증과 허기를,

약간의 허세를 내세워 바이올린을 (폼나게)메고,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약간 목만 축이는걸로 타협을 보기로하고

결국 악기를 팔아버리고 말았다..


그 때 당시에도 많이 버틴거였다...

왜냐하면,

레슨비도 감당이 안되기도했지만,

부모님을 속이며 샀던 악기를 더이상은 감출 방법을 못찾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당시,

나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던 음대생이었다.

부전공까지 엄마가 정해주는걸 거절하지못하고 수강신청으로 관악기를 적어낼정도로 엄마의 말을 거역못하는...소심한 막내였다..

수강신청으로 관악기를 적어내기 한달전쯤, 엄마는 이미 엄마가 원하던 악기를 구입해놓고 있었다....


아주 아주 어릴때부터,

그야말로...지금의 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소위말하는-돼지엄마-못지않게 교육열이 대단했던...시청비서실 출신 엘리트 우먼인 울 엄니는,

막내인 나를 포함해서 위로 1남3녀인 4남매 모두에 대한 각종 교육에 엄청난 과욕을 가지고계셨다.


그 옛날..

집에 티비가 있는지, 냉장고는 있는지의 여부로 가정형편을 조사하던 학교를 다니던 그시절..


울 집에는 무려....피아노가있었다...

(지금 생각하건대...더 더 옛날...학창시절의 내 엄마도 어쩌면...`풍금` 만 보급되었던 그 옛날 그 시절에,그것을 연주하는게 로망이었을수도...나처럼...)


물론,

거실에는 다른 가구같은건 기억이 나지않을만큼의 각종 책들이 벽을 채우고있었고,

나는 제대로 걷고,뛰는것조차 완전히 익히기전,

그러니까 4살정도의 나이때부터 글씨를 읽을줄 알았을정도였다.

(그러니...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늦둥이였던 나는, 언니들과 오빠가 어떻게 자랐는지 짐작만으로 충분했다...)


그 땐 , 아빠의 직업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모르던 때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믄,엄마의 대단한 교육열때문에 경제적으로 무지하게 힘들고 고생했을 아빠가 너무 안쓰럽다....


1970~1980년대 초반정도...

내가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엄마손에 이끌려 선생님댁으로 레슨받으러 다니던 중학교때쯤까지, 엄마는 우리 4남매한테 기본적으로 어마무시하게 독서를 시킨것은 물론이고,

그때당시에도 흔치않았던,

여름에는 수영을,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가르쳤고,

그 외에도 주산(그때는 주산학원도 있었다~),속독등... 길지않지만 각종 분야의 학습에 다양하게 노출시키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그 결과인지,

아니면...그렇게 굳이 과욕을 부려 이것저것 시키지않아도 잘 할수있는 DNA를 타고났을지도 모를 우리 4남매는,

엄마의 바램대로 당시엔 시험을 쳐서 들어가는 중.고등학교를 들어가는가하면, 예체능방면에서도 각종 대회나 콩쿨등을 휩쓸고다녔다.


학교에 가면 니네 언니가 누구지? 너 누구누구 동생이구나~~

할 정도로 동네에서도 우리 4남매와 울 엄니는 (꽤) 유명했다.


그 시절엔 그런 엄말 소위 치맛바람이 쎄다..고들 했는데..

나는 어린나이에도 그런소리가 듣기싫었고,

그런 엄마가 무지무지 싫었다

...ㅜㅜ


그럼에도...

지금까지도 내가 엄마말을 거역못하고 이끌려다니다시피 순종하(는것처럼 보이려고)는것은,

그런 과한 교육열과 완벽한 4남매를 키우려는 엄마의 치맛바람이,

그저 본인이 행복하기위해서...는 꼭 아니라는것을 많이 봤기때문이다.


엄마는,

길가다 불쌍한사람이 있으면 못참고,

집까지 데려와 먹이고,입히고 바리바리 싸서 들려 보내는 그런 엄마였고,

교회에서 하는 각종 봉사에는 손발벗고 나서서 일을 크게벌려 다 퍼주는 스타일의 큰손(?)이었고,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늦둥이 막내인 날 (언니.오빠들한테도 마찬가지)물고,빨고 할정도로 애정표현이 넘쳐났으며....우리들중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집에 쌀이 없을지언정 자식들 녹용을 지어멕일정도로 사랑이 넘쳐나는...전형적인 대한민국 아줌마였다.


그리고,

4남매중에서 그런 기질을 젤 많이 물려받은게...

바로,

늦둥이 막내인...

나다....


이건..내가 만일 크리스챤이 아니었다면,

재능이자 저주(미드 `뭉크`에 나오는 대사인용)일수도 있는데...

그 이유인즉슨...


나는,

내 전공인 피아노 실기를 딱히 뛰어나게 잘 한것은 아니었으나,

절대음감을 갖고있어서, 학교다닐때 피아노 외에 전공필수와 선택과목 분야에서 탁월한(물론.

이건 지극히 주관적임~~^^)성적을 냈고,


법대출신의 아빠의 DNA로,

어떤 상황이나 구두시험등을 볼때,

기승전결 완벽히 논리적으로 설명할수있었으며,


국문학과 출신에,

애정,감정표현 풍부한 엄니덕분에,

책을 좋아했고, 집에있는 책을 종류별로 거의 모두 섭렵하다시피했다.(엄마.아빠의 전공상..우리집에는 책이 정~~말 많았다.)


그렇지만,

분명히 막내딸이자 세째딸로 태어난 나는,

미인이다,,예쁘다..소리는 거의 못듣고 자랐다...( 자타 인정...)

엄마.아빨 닮아서 키가 다들 크고 늘씬늘씬했던 언니들과 오빠에 비해,어린시절 나는 쪼끄맣고,까맣고,비쩍 마른...그런 볼품없는 여자애였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나서야 엄니한테 들은얘기지만,

엄마는,

언니들에 비해 많이 만족스럽지 못한(?)외모에 몸까지 약하게 태어난 내가,

나중에 연애도 못하고, 그래서 결혼도 못하고 혼자살게 될걸 염려해서,

혼자 먹고살수있을만한 어떤 기술(?)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전공도, 부전공도....그렇게 엄하게 나를 몰아쳐가며 가르쳤던 거라고.

(그래서 내가 고3때...그렇게 죽고싶을만큼 힘들고,탈출하고 싶었던 거였나부다....)




결국 이제부터 내가 펼쳐놓으려고 하는 얘기는,


솔로시절의 나.

젊은 청춘시절...칭찬만 받던 나.

그 물려받은 DNA로 나 스스로만 가꾸고, 스펙을 만들기만 하면 되었던...20대시절의 내 얘기가 아니고...


결국,

나의 분신이며,

2세대인 ..

우리 부모님으로부터

나를 통하여

또 .... 그 재능이자 저주일수 있는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내 두 아들 이야기다...


변수는,

그 DNA에는 나의 것 뿐 아니라,

남편의 DNA도 한 몫 단디 한....


결코 노말하지 않은...

B형 두 아들 이야기다.


(Ep.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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