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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들의 예찬 Feb 04. 2016

새벽 출근길

감성제한속도

   출근길   

   

   매일 같은 도로 위를 지나가는 여느 때와 비슷한  출근길.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도로 위를 주행하면서 "오늘"에 대한 상념에 젖어든다.

   아직 꿈속에서 터닝 메카드의 주인공이 되어 "Battle"중인 아이들을 뒤로한 채...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차량 행렬의 꼬리를 이어가며 사각형 박스 안에

   갇혀 서로 신호 없는 교감을 나눈다.   

   보고자료의 수정, 중요한 고객과의 미팅, 주간업무보고, 경영진 PPT

   등이 떠오르면 마치 주위의 충혈된 앞차의 눈에서 피로감을 동반한

   긴장감이 엄습해온다.    

   이렇게 도로 위 운전자는 모두 빨갛게  충혈된 눈빛을 경쟁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며 위로(慰勞) 신호를 보낸다.     

   분당 수서 간 고속화 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 차량의 흐름이  원활하여진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면서 건조한 주변 풍경이 들어온다.

   도로변 옆 가로수 나뭇가지의 떨림들을 지나 1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오른편 하늘 위로 장대같이 치솟은 굴뚝이

   새벽부터 담배연기를 품어내고 앞 차량 배기통엔 깊은 한숨이 하늘로

   섞여 올라간다.              

   감성과 현실을 방황하고 있는 순간 내비게이션에서 긴급한 감성 제한속도 알림

   현실로 조기 복귀한다.

    



   오늘도  출근길 수 많은 차량을 위로해주는 아스팔트만이 그렇게 소리 없이 각자의 삶을 받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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